`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가 인체 내 숙주 세포에 침투한 뒤 촉수를 뻗어 주변의 건강한 세포까지 좀비처럼 감염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UC 샌프란시스코)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2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Cell)에 이러한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체 세포가 바이러스의 명령에 따라 여러 갈래의 촉수를 뻗으며 악마와도 같은 변형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감염된 세포는 `필로도피아`(사상위족·絲狀僞足)로 불리는 가느다란 실 모양의 촉수를 만들어내고, 이 촉수는 주변의 건강한 세포를 파고들어 좀비를 만들어내듯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바이러스는 숙주세포 내에서 유전물질을 만든 뒤 죽은 세포 밖으로 유전물질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증식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좀비 촉수`라는 무기를 하나 더 장착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LAT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서는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불길하게 작동한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른 전파를 위해 진화 과정에서 촉수 등의 방법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네반 크로건 UC 샌프란시스코 교수는 에이즈 바이러스(HIV)와 일부 천연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필로포디아`를 사용하지만, 코로나19의 촉수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훨씬 많은 갈래로 뻗어 나오는 등 특이했다고 밝혔다.
크로건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하나의 숙주) 세포를 죽이기 전에 다른 세포를 감염시키는 메커니즘을 만들어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과학자들의 예상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면서 암 치료제로 개발된 일부 약물이 코로나19 감염 세포의 촉수 형성을 차단하는 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논문에는 UC 샌프란시스코 연구진을 비롯해 뉴욕 마운틴 시나이 의대, 몬태나 로키 마운틴 연구소,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소속 연구진이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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