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유치원 집단식중독 원인 '오리무중'...원장 "간식 보존의무 몰랐다"

입력 2020-06-28 20:40  



경기도 안산의 A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원인과 책임 규명이 경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식중독 증상을 보인 일부 원아는 일명 햄버거병(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상으로 신장투석 치료까지 받을 정도로 감염 상황이 심각한데, 유치원 어디에서도 아직 대장균 원인균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보존식이 보관되지 않았던 간식 메뉴가 집단 식중독을 유발한 식품으로 의심되고 있다.

경찰은 피해 학부모들의 고소사건을 접수해 보건당국과 함께 해당 유치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지만, 햄버거병을 유발한 원인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7일 안산시 상록수보건소가 밝힌 안산 A유치원에서 집단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원아와 교직원은 전체 202명 중 111명이다.

이 중 장 출혈성 대장균의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 증상을 보인 어린이는 15명이다.

상태가 중한 4명은 신장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번 집단 식중독 원인을 규명하고자 보존식 30여건부터 조리에 사용된 칼과 도마, 문고리 등까지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검체를 샅샅이 검사했다.

또 원아들이 학습 과정에서 물이나 흙 등을 통해 오염물질에 노출된 정황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 어디에서도 장 출혈성 대장균 원인균이 나오지 않았다.



원인균 조사가 난관에 부딪히자, 보존식이 없었던 간식 등 6건의 메뉴로 의심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A유치원은 급식으로 제공된 식품을 144시간 동안 보관해야 하는 법률에 따라 대부분의 보존식은 남겼으나, 간식 등으로 나간 일부 메뉴는 보관하지 않았다.

미보관된 메뉴는 궁중떡볶이(10일 간식), 우엉채조림(11일 점심), 찐감자와 수박(11일 간식), 프렌치토스트(12일 간식), 아욱 된장국(15일 점심), 군만두와 바나나(15일 간식) 등인데, 현재로선 이 식품들에 식중독 원인균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보건 당국은 A유치원 식자재 납품업체도 조사 중이나, 이동 또는 보관 중 식자재가 오염됐을 수도 있어 업체 조사도 한계가 있다.

A유치원 원장은 일부 간식 메뉴가 보존되지 않은 것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간식도 보존식으로 보관돼야 한다는 점`을 몰랐을 뿐 "고의로 폐기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집단 식중독 피해 학부모들은 A유치원이 보존식을 일부 보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증거를 인멸한 것은 아닌지 조사해 달라며 28일 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면서 보건 당국에는 열람 권한이 없는 유치원 CCTV 영상을 확보해 명확한 책임소재를 가려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사건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건 당국의 한 관계자는 "장 출혈성 대장균은 대부분 덜 익은 소고기에서 발견되는데 아직 감염 경로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장 출혈성 대장균은 어린이에게 치명적이다 보니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산시는 이날 A유치원의 일시적 폐쇄 명령 조치를 이달 30일에서 다음 달 8일까지로 연장했다.

시 관계자는 "유치원 관리·감독 권한은 교육청에 있지만, 학부모 및 시민의 불안감이 크다고 판단해 교육 당국의 조치에 앞서 폐쇄 조치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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