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록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츠가 대안으로 떠오르곤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어떤 부동산에 투자하느냐가 관건이겠죠. 가뜩이나 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부실 자산을 편입한 펀드들의 문제가 하나둘 터지고 있는데, 리츠에도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자세한 내용, 방서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공모 재간접 리츠의 사모펀드 편입 비중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지난해 3월 발표된 '현장 혁신형 자산운용산업 규제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로,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다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습니다.
대표적인 고수익 상품으로 떠올랐던 해외 부동산의 경우 대부분 증권사들이 선점했다 기관투자자들에게 사모펀드 등을 통해 팔아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부동산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안 팔리는 물건이 쌓이기 시작한 것.
결국 이번 규제 완화가 도리어 증권사들의 애물단지 부동산을 개인투자자에게 떠넘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NH프라임리츠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 핀란드 헬싱키 소재 부동산이 담긴 펀드의 지분을 편입하기로 했습니다.
이 가운데 프랑스 파리 에크호 타워는 NH투자증권이 셀다운을 목적으로 인수했다 미매각 물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핀란드 헬싱키 OP금융그룹 사옥 역시 지난해부터 자금 조달이 어려워 딜 클로징이 미뤄진 전적이 있으며, 뉴욕 195 브로드웨이 빌딩은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이에 대해 NH프라임리츠는 비록 규제가 완화되긴 했지만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자산마다 10% 안쪽의 지분만을 편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실 자산 논란에 대해서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부동산 경기가 일부 조정받긴 했지만 임차인이 우량하고 공실도 적은 자산인 만큼 투자자의 우려는 기우라는 겁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셀다운이 끝나지 않은 자산을 공모리츠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했을 것이라며, 정보가 부족한 개인을 유동화 창구로 활용하는 상황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개인 투자자가 (리츠 편입 자산에 대해) 단기적으로 예측하거나 밸류에이션 자료를 얻기는 힘듭니다. 정보가 많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6월말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미매각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는 전년 말보다 2배 이상 급증한 1조3천억원에 달합니다.
언제든지 내 리츠에 안 팔리는 부동산이 편입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공모리츠 중에서도 재간접 리츠는 아직 도입 초기인 만큼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펀드들의 만기매칭 등의 요소를 꼼꼼히 따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업계가 또 다시 개인 투자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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