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말라리아 감염 모기 확인…"코로나19와 증상 비슷"

입력 2020-07-01 16:25   수정 2020-07-01 17:53


경기도 파주에서 채집된 모기에서 말라리아 원충 유전자가 나와 인근 거주자와 방문자의 주의가 요망된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정도를 예측하기 위해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모기의 밀도를 조사하던 중 지난달 14∼20일 파주에서 채집·검사한 얼룩 날개 모기류에서 말라리아 원충 유전자가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원충 유전자가 나왔다는 것은 말라리아에 걸렸다는 의미라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말라리아에 감염된` 모기가 발견된 시점(군부대 지역 제외)은 작년보다 2주 정도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얼룩 날개 모기류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 중 하나로, 날개에 흑·백색의 반점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충은 논, 수로, 웅덩이 등에 서식하며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말라리아는 보통 감염된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데 오한, 고열, 발한 등이 순서대로 발생한다.
초기에는 권태감이나 발열 증상이 며칠간 지속하다가 두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인천이나 경기·강원 북부 등 말라리아가 발생했던 위험 지역에서는 가급적 야간 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나가야 할 때는 긴 소매 옷을 입거나 모기 기피제를 쓰는 게 좋다. 잠잘 때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 된다.
보건당국은 매년 4∼10월 말라리아가 매개 모기를 채집해 국내 유행 시점을 예측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현재 인천, 경기, 강원 시·도 보건환경연구원, 군부대 등과 협조해 51곳에서 모기를 채집·조사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휴전선 접경 지역 등 국내 말라리아 발생 지역에 거주하거나 방문한 뒤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방문해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일반인은 최근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말라리아 증상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질병관리본부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의료기관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정 본부장은 "일단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료를 받고, 의료기관에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말라리아는 신속 진단키트가 도입돼 있기 때문에, 증상 등과 함께 감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방역당국은 폭염 속 온열질환이 급증할 때를 대비해, 코로나19와 온열질환 의심 증상을 구분할 수 있는 지침도 마련 중이다.
정 본부장은 "온열질환과 코로나19 모두 고열이 나기 때문에 응급의학과, 감염학회 등 임상 전문가들과 논의를 통해 두 질환의 의심증상을 구분할 수 있는 지침을 만들고 있다"면서 "지침이 정리되면 응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공지하고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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