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대로 3호선 연장하라”…뿔난 하남교산 주민들

이근형 기자

입력 2020-07-02 18:03   수정 2020-07-02 17:29

    <앵커>

    3기 신도시인 하남교산 지구 주민들이 정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서울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변경했기 때문인데요.

    이근형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장음> 김상호 / 하남시장 (6월 30일 하남시 주민설명회)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현장음> 하남교산 주민들

    “못믿겠다”

    “못믿어”

    “일방적으로 결정한 거 아니야”

    3기신도시 하남교산에 지하철 3호선이 아닌 경전철을 놓는 계획을 발표하는 주민설명회가 파행으로 끝났습니다.

    주민들이 경전철을 반대하고 중전철인 3호선을 고집하는 이유는 우선 속도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중전철에 비해 경전철은 2~3량 정도의 적은 인원을 수송하고 정차역도 많아 속도가 느립니다.

    <인터뷰>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

    “경전철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원하는 곳에 훨씬 더 손쉽게 설 수 있다는거고요. 그 대신 속도는 줄어들겠죠. 왜냐면 자주자주 서야되니까. 근데 중전철 같은 경우 크다보니까 중간중간 막설수 없으니까”

    경전철 중 가장 빠르다는 김포 도시철도의 경우도 차체 떨림현상 문제로 속도를 3km 낮춘 시속 45km로 반년 늦게 개통했습니다.

    특히 오금역으로 연결하는 중전철과 달리 경전철이 연결되는 잠실역에는 여러 노선이 중첩돼 있어 공사가 더 오래걸린다는 지적입니다.

    <기자 스탠딩>

    “이처럼 경전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은 용역보고서의 평가는 이와는 달랐습니다”

    국토부와 LH가 제시한 용역보고서를 보면 경전철이 중전철보다 빨리 서울로 진입(강남까지 3호선 45분, 경전철 37분)하고, 표정속도도 시속 52km에 달한다고 표기돼 있습니다.

    특히 테크노벨리가 들어서는 교산3 정차역의 하루 유동인구는 1만1천명 수준으로 책정됐는데, 신분당선 판교역의 하루 이용객이 5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낮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더케인(가명) / 교통대책위 임시위원장

    "교산에 이용하는 원주민들 제외하고는 이곳을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다고 예상수치를 잘못 잡아놓은 겁니다. 의도적으로 잘못 잡아 놓은 거죠. 자기네들에게 유리하게 계산하려고"

    석연찮은 계획변경을 놓고 3호선 연장을 수원·용인·성남쪽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지역구 의원(박광온 / 정춘숙 / 김태년)들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경전철이 조성되면 서울 인구분산이라는 3기 신도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터뷰>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하남교산지구 같은 경우는 애당초 계획된 대로 가려면 중전철이 개설돼야 됩니다. 3호선 연장선이 없다면 (신도시의) 가구 수나 인구도 줄여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국토부와 LH는 아직 구체적인 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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