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손목 인대에 부상을 내는 수법으로 현역 입대를 피한 K3 리그 출신 축구선수 4명이 적발됐다.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A씨 등 피의자 4명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아령을 쥔 채로 손목을 늘어뜨린 뒤, 무리하게 돌려 인대에 손상이 가도록 한 뒤 수술을 받았다.
1명은 1월에, 3명은 4월에 수술을 받았으며 그 이후 병역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손목인대 손상으로 수술을 받으면 보충역으로 병역이 감면되는 점을 노렸다.
현역으로 입대할 경우 경력단절 우려해 병역면탈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충역으로 복무 시 K3리그에서 뛸 수 있는 현행 규정을 악용한 셈이다.
이들은 SNS 단체 채팅방을 통해 이런 수법 내용을 주고받으며 다른 동료 선수들에게 전파하기도 했다.
병무청은 사회 관심계층에 대한 병역이행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들의 입대 과정에 대한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간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해당 사건은 재판에 넘겨졌으며, 4명 중 3명에 대해서는 이날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에 사회봉사 120시간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2단독 이규영 판사는 "피고인들이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행은 병역의무 이행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하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며 뉘우치고 있는 점,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 병역법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한 4급 판정이 취소될 것으로 보이고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1명은 관할 주소지 등 행정상 이유로 사건이 다른 지검으로 이송된 상태다.
병무청 특사경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사람들은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다시 병역 판정 검사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이번 사건 계기로 대한체육회와 관련 단체에 운동선수들의 경각심을 촉구하는 공한문을 발송할 방침이다.
손목인대 수술에 대한 병역판정검사 기준을 강화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K3리그는 K4리그와 함께 프로리그인 K리그1·K리그2와 아마추어리그인 K5·K6·K7리그 사이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세미프로리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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