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부산 해운대에서 미군 등 외국인이 폭죽 수십발을 터트리며 소란을 피운 사건으로 주민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6일 부산 해운대구와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에서 소란을 피운 외국인들은 오산과 대구 등지에서 주둔하던 주한미군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마치 전쟁놀이하듯 건물은 물론 시민을 향해서도 폭죽을 쏘다가 출동한 경찰에 검거돼 5만원의 과료 처분을 받은 외국인도 미군으로 신분이 확인된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 3일에도 해운대 엘시티 건물에서 창밖으로 폭죽을 쏴 입주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부산은 매년 미 해군이 입항해 외국인 방문객 수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데, 이번에는 가족 단위 외국인이 많이 눈에 띄어 미 해군이 아닌 주둔부대 군인들로 추정됐다.
주한미군 부대원들은 독립기념일을 맞아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휴가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독립기념일 휴가 때 장병들이 해외로 나갔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거 국내에서만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대 해수욕장 빅데이터 집계 결과 이날 해운대 방문객은 2만6천명이고 이 가운데 외국인 방문자가 2천명으로 추정됐다.
휴대전화 로밍이 된 외국인만 집계된 방식이어서 실제로는 더 많은 외국인이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폭죽 소동과 관련해 경찰의 대처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을 향해 폭죽을 난사한 것은 불꽃놀이를 한 것이 아니라 폭력상해를 기도한 것"이라면서 "경찰의 안이한 안전의식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이나 건물을 향해 폭죽을 난사한 사람은 한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라고 한다"면서 "경찰은 시민들의 신체에 위해를 기도한 이 외국인들을 모두 체포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주민들은 소란 행위도 문제였지만, 외국인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큰 우려를 표했다.
폭죽 소동을 벌인 이들 중 마스크를 제대로 쓴 사람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날 해운대와 광안리 일대에도 마스크를 안 쓴 외국인이 자주 목격됐다.
주민 김모(31)씨는 "주둔군이라면 그 나라의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 나라 관습이나 예의에 맞춰서 행동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마스크는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닌 타인에 대한 존중과 예우를 나타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민중연대 등 지역 28개 단체는 남구 백운포 미 해군사령부 앞에서 `주한미군 해운대 화약 폭죽 난동 범죄 규탄 기자회견`을 이날 열었다.
이들 단체는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려는 부산시민에게 매우 큰 분노를 사고 있다"면서 "강력한 규탄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경고한다"고 밝혔다.
해운대구도 본격 피서철을 앞두고 외국인 방문객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며 비상이 걸렸다.
해운대구 한 관계자는 "본격 피서철에는 동남아 외국인 노동자 방문객이 급증해 이달 24일 외국인 대상 마스크 쓰기 캠페인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