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에 분양까지"…판 뒤집는 신탁사 [몸집 불리는 부동산신탁 ②]

김원규 기자

입력 2020-07-10 17:49   수정 2020-07-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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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부동산 신탁사들은 단순 수탁자의 역할을 넘어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재건축·재개발 등에서 건설사엔 `단순 시공`만 맡기고 직접 시행자로 등장해 판 뒤집기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이어서 김원규 기자입니다.

    <기자>

    현재 국내 부동산 신탁사 14곳의 수탁고는 240조원으로 8년 여 만에 두 배로 늘어났습니다.

    활황세인 부동산 시장 덕도 있었지만, 사업 영역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한 것도 한몫했습니다.

    먼저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그 시작이 됐습니다.

    첫 해에는 2건을 수주하는 데 그쳤지만,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10건 이상씩 수주하며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신탁사를 선호하는 조합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습니다.

    <인터뷰> A조합 관계자

    "정비사업의 리스크는 대부분 관계자 간 갈등이나 자금 문제자나요. 그런데 신탁사가 직접 시행사 역할을 하면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이 없죠. 사업 속도가 일단 빠릅니다"

    실제 지난 2006년 재건축을 추진하다 10년간 방치됐던 방배삼호아파트는 해당 조합이 한국자산신탁을 선정(2017년)하면서 2년 만에 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이밖에 여의도 일대의 시범아파트와 공작아파트 등에서도 신탁사가 서울 주요 조합의 선택을 받으며 정비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신탁사들은 분양 시장에서도 거침 없는 행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올해 전국 민영 아파트 분양에서 신탁사가 시행사로 참여한 건수가 29건으로 전체(60여 건)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대형 신탁사의 경우 `신탁형 정비사업`에 대한 인식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규모가 큰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토지신탁은 최근 도시재생 본부를 2개로 확대하고 신수종 사업을 발굴·개발하기 위해 신상품 개발팀도 신설했습니다.

    부동산 리츠 역시 신탁사의 새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자체 리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자산신탁은 리츠 시장 진출 등을 위한 신규사업 테스크포스를 만들었습니다.

    다만 신탁사의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신탁사와 건설사는 보완 관계가 아닙니다. 개발 사업을 하는 과정에 신탁사가 건설사를 선정하는 등의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잡음이 있기는 합니다."

    신탁업과 정비사업 그리고 리츠까지. 경계를 넘나들며 몸 집을 키우는 신탁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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