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호우경보가 발효된 부산지역에서 7시간여 동안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비 피해가 속출했다.
부산경찰청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9분께 사하구의 한 관광버스 차고지 야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관광버스 8대가 파손됐다.
경찰과 소방본부에 따르면 10일 오후 1시 10분께 부산 사하구 다대동 한 관광버스 차고지 인근 산에서 다량의 토사가 흘러내렸다. 토사가 주차된 관광버스 10여대를 덮쳐 유리 등이 깨지고 현장에 있던 회사 관계자가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이날 하루 112 종합상황실에 접수된 폭우 관련 피해 신고는 167건에 달했다.
사하구 괴정동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도 많은 빗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며 인근 도로가 한때 통제됐다.
앞서 낮 12시 10분께 부산 동구 자성로 눌원빌딩 인근 동천이 범람하는 바람에 차량 5∼6대가 침수됐다. 주변 범천1동 성서초등학교 주변, 골드테마거리 등 도로와 상가도 물에 잠겼다. 저지대 주택도 침수돼 경찰이 독거노인을 주민센터로 이동시켰다.
이날 오전 11시 55분께는 수영구 병무청 뒷길에서 벽돌 담장이 무너져 토사가 유출됐다.
비슷한 시각 영도구 봉래동과 동구 수정동에서도 옹벽과 담벼락이 무너졌다.
사상구 학장동 사상구청 앞 교차로, 영도구 동삼동 어울림 체육공원, 북구 덕천배수장 인근 굴다리, 해운대 올림픽교차로∼벡스코 도로와 해강중학교 앞, 부산진구 광무교 부근, 서구 원양로 엔케이 수산 앞, 기장해안로 등이 빗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전면 혹은 부분 통제됐다.
특히 2011년 가로 40m, 세로 95m, 높이 6m 규모로 1만8천200t의 빗물을 담을 수 있는 저류조가 조성된 센텀시티는 이번 폭우에도 물에 잠겨 저류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오후 연제구 한 초등학교 앞 도로가 침수돼 소방대원이 초등학생 등 10여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순식간에 도로가 물에 잠기며 운행 중인 승용차들이 침수돼 운전자가 긴급하게 빠져나오는 일도 많았다.
지하주차장에도 빗물이 쏠려 주차된 차량이 물에 잠기는 피해도 컸다.
온천천 수위가 높아지며 동래구 세병교·연안교·수연교가 통제됐고, 해운대구 송정천도 범람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빗길에 교통사고가 빈발했고 고장 난 차량도 속출하면서 일부 도로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영도구에 가장 많은 252㎜의 비가 내렸고, 북항 245, 남구 225, 사하 194, 가덕도 171, 기장 170, 사상 169, 부산진 169㎜ 등이 뒤를 이었다.
하루 강수량으로는 최근 20년 내 6번째로 많은 강수량이었다. 영도구에는 시간당 최대 강수량 79㎜를 기록했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남쪽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공급되며 길목에 놓인 부산에 많은 비가 내렸다"고 말했다.
오전 7시 30분, 오전 10시 각각 발효됐던 호우경보와 강풍주의보는 오후 1시 20분, 오후 3시 30분에 각각 해제됐다.
부산 중심가 도로 물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donnie@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