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선 확산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오지만, 감염 규모는 언제든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코로나19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악화와 진정을 반복하며 지속할 것이라는 게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해외유입을 제외한 순수 국내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3일(52명) 50명대까지 치솟았으나 8일부터 전날까지는 30명→28명→22명→20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주로 집단감염 시설이나 기관을 중심으로 발생하는데 수도권의 경우 최근에는 기존 사례에서 추가되는 경우가 1∼2명에 그쳤다. 이로 인해 지난 9일(7명)에 이어 전날(9명)도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10명 아래로 떨어졌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전날 정오 기준으로 수도권 방문판매 모임과 경기 의정부 장암주공7단지아파트, 대전 더조은의원, 서울 롯데미도파 광화문 빌딩과 관련해서는 추가 확진자가 각 1명씩 나왔다. 경기 안양 주영광교회와 관련해서는 2명이 추가 확진됐다.
다만 광주 방문판매 모임 집단감염은 연일 전파 고리가 늘어나면서 확진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전날 6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127명이 됐다.
확진자가 나온 시설·모임도 해비뷰병원이 새로 추가되면서 11곳에 달한다. 현재 연관성 여부를 확인중인 배드민턴 클럽(4명)이 포함될 경우 12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방대본은 이처럼 전반적으로 소규모 지역감염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광주 방문판매 모임 사례와 같이 새로운 전파 고리가 계속 만들어지면서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속적인 대책 마련과 상황 관리 `투트랙`의 전략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신속한 역학조사를 통해 늘어나는 전파 고리를 최대한 차단해야만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무증상 전파`가 잘 일어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완벽한 방어는 불가능하며, 또 지구촌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상황에서는 국내 방역망을 아무리 촘촘하게 짜더라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그동안 국내에선 어느 한 집단감염이 진정되면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곳에서 집단발병이 일어나는 흐름을 보여 온 만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현 상황으로는 코로나19가 사라질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감염병 전문가들 역시 코로나19 유행은 `쉽게 끝나지 않는 싸움`이라고 경고하면서 생활 속 방역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조금 줄어들었다고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쉽게 끝나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물론 국민도 방역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유행을 억제하는 유일한 수단은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방역수칙 준수라는 점을 연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WHO 경고대로 현재 발생이 없는 지역이나 국가들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이후의 새롭고 안전한 세상에 다 같이 빨리 적응하고, (또 방역수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