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입장 고수하는 서울시 설득이 관건
정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정부와 서울시와의 협상이 어떻게 진척되느냐가 관건이다.
국토교통부는 15일 수도권 주택공급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등 유관부처 및 지자체와 함께 실무기획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실무단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첫 회의를 열고 기획단 운영방안과 주택공급을 위한 신규과제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박 차관은 "기존에 검토된 방안과 함께 도시 주변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았던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서울 그린벨트 중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등 과거 보금자리 주택 지구가 개발될 때 남은 땅이 그린벨트 해제 신규 택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이었던 서울시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아 서울시 설득이 선결돼야 할 과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이날 회의는 그린벨트 해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하고 열린 것으로 안다"며 "그린벨트 얘기가 나오면 판이 깨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공급대책 세부 과제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실무기획단 산하에 실무 작업반을 조직해 기존안건은 서둘러 구체화하고 신규과제도 발굴하기로 했다.
정부는 7·10 대책에서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의 얼개를 공개한 바 있다.
이는 ▲ 도심 고밀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 규제 개선 ▲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 도시 주변 유휴부지 및 도시 내 국가시설 부지 등 신규택지 추가 발굴 ▲ 공공 재개발 및 재건축 추진 ▲ 도심 내 공실 상가·오피스 활용 등이다.
도심 고밀 개발은 역세권 등지의 용적률 등 밀도를 크게 높여 늘어난 공간에 공공임대를 지어 청년층과 1인 가구 등에 공급하는 방안이다.
3기 신도시에선 현재 180~200% 수준인 용적률을 더 높여서 신도시의 수용 가구를 더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부는 수도권 30만채 공급 계획과 5·6 공급계획 등을 통해 용산 정비창과 옛 성동구치소 부지, 동작 주차공원 등 국공유지 개발 방안과 대방동, 공릉동 등지의 군관사 등 유휴부지 개발, 빗물펌프장이나 차고지 등 공공시설 복합개발 방안 등을 마련한 바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여기에 더해 추가로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를 적극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날 김현미 장관이 국방부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시설 등 이전을 통해 신규 택지가 확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서울 내 군관사 등을 개발해 주택 용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는데, 군 시설 이전 등을 통해 중급 이상 택지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서울에 남은 군 시설은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은평뉴타운 인근 군부대 등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기회를 넓히고 중장기적인 주택공급 물량 확대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그간 운영해 온 제도 틀을 벗어나 전향적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도시규제 완화 등 제도개선 사항을 조속히 구체화하고 기관 간 의견도 신속히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