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에서도 수돗물 유충이 발견됐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에 나선 행정당국이 해당 유충은 외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16일 인천시 중부수도사업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인천시 중구 운서동 한 아파트 주민이 "씻고 나서 세면대에 있던 유충을 잡았다"는 내용의 글을 지역 맘카페에 올렸다.
사업소 측은 1년여 전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주민들과의 업무 협조 차원에서 해당 카페의 수도 관련 글을 모니터링 하던 중 이를 확인하고 현장에 직원을 파견해 조사를 벌였다.
240가구가 거주하는 이 아파트의 다른 가정집에서는 이날 현재까지 유충 관련 민원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사업소 측은 아파트 내부 저수조 등에서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두고 저수조와 배관을 점검했으나 모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충을 발견했다는 주민이 1층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미뤄 수돗물 문제가 아니라 바깥에서 벌레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사업소 측은 판단했다.
중부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종은 숲이 많아 아파트 환기 중 날개 달린 벌레가 들어와 습한 수도꼭지 아래에 알을 낳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며 "부화 시기도 6월 이후에 집중돼 이 같은 외부 유입 사례가 아닌가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충이 수돗물에서 나왔다면 다른 가구에서도 비슷한 민원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없었다"며 "제보한 주민이 유충을 이미 버린 상태여서 발견된 유충을 자세히 조사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영종도는 인천 서구에서 발견된 유충의 진원지로 지목된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다.
영종 수돗물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공촌정수장에서 영종도까지 거리가 27㎞가량이고 자연 유수로 흐르기 때문에 주민 사이에서는 오늘 내일쯤 영종에서도 수돗물 유충이 발견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며 "수돗물 문제를 해결할 근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지난 9일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이 처음 제기된 이후 전날 오후 1시 기준 101건의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지역은 서구 86건, 계양·부평 14건, 강화군 1건이다.
인천 영종도 수돗물 유충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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