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으로 1년 미뤄진 제32회 도쿄하계올림픽의 첫 경기가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예정대로 열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화상으로 진행한 제136차 총회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의 일정 및 경기장 준비 계획안을 추인했다.
모리 요시로 도쿄조직위원회 위원장은 43개 경기장, 선수촌, 국제방송센터(IBC),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올림픽에 그대로 활용할 것이라고 IOC에 보고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자 조직위는 이미 일반에 분양된 선수촌의 재확보와 내년 예약이 끝난 일부 경기장 시설의 대관 문제에 봉착했다.
모리 위원장의 보고는 이런 사안을 해결했다는 의미다.
도쿄조직위는 또 대회 일정도 올해 열기로 한 원래 스케줄과 같다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은 올해 7월 24일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IOC와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이 지구촌을 덮친 3월 말 대회 1년 연기에 합의했다.
올림픽이 연기된 것은 1896년 근대 올림픽 태동 이래 12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도쿄올림픽의 정식 종목은 33개이며, 메달이 걸린 세부 종목은 339경기다.
2021년 도쿄올림픽 개막식은 내년 7월 23일, 폐막식은 8월 8일 도쿄도 신주쿠구에 있는 일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다.
조직위는 첫 경기인 소프트볼 일본-호주전을 개막식보다 이틀 앞선 7월 21일 후쿠시마현에서 치르기로 했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가 원전 사고 발생지인 후쿠시마의 방사선량이 안전한 수준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이곳에서 일부 행사를 개최를 강행하는 것은 대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은 도쿄를 비롯한 일본 내 9개 광역자치단체에 있는 43개 시설에서 추진된다.
조직위가 제시한 경기 일정과 경기장 배치 등은 연기 전의 계획을 기본적으로 이어받은 것이며 종목이나 경기 수는 그대로 유지됐다.
조직위는 이미 판매한 경기 입장권을 희망자에게 올가을 이후 환불할 계획이다.
도쿄조직위는 또 자세한 코로나19 예방 대책을 제시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점도 밝혔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라 내년 도쿄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열릴지, 일부 관중만 입장할지, 관중 입장을 전면 허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직위와 IOC 조정위원회는 아울러 올림픽 연기에 따른 추가 비용을 절감하고자 올림픽을 간소하게 치를 방안을 계속 알아보기로 했다.
총회 후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관람객을 줄이는 것은 검토해야 할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NHK가 전했다.
바흐 위원장은 개회식이나 폐회식 축소는 도쿄 조직위가 결정할 일이라고 전제하고서 "개최국의 환대나 올림픽의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첫 대회로서 조직위원회가 올바른 균형점을 찾아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관람객 수를 줄이면 입장권 수입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추가 비용으로 일본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입장권 수입마저 줄이면 재정 압박은 한층 심해질 수도 있다.
일본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아 현재로서는 올림픽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바흐 위원장은 내년 봄 IOC 회장 선거에 재출마할 뜻도 표명했다.
IOC 회장 임기는 8년이며 재선하면 4년간 중임할 수 있다.
바흐 위원장은 2013년 9월 IOC 총회에서 위원장에 당선됐으며 IOC 위원장 선거는 2021년 봄에 열리는 137차 총회에서 진행된다.
서배스천 코(영국) 세계육상연맹 회장 등 IOC 집행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5명은 이날 총회에서 투표로 IOC 신규 회원으로 선출됐다.
이로써 IOC 위원은 정원(115명)에서 11명 부족한 104명으로 늘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