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가해 혐의자 "팀닥터에게 속았다…나도 피해자"

입력 2020-07-22 14:23  

장 모 선수 자필 진술서 (사진=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추가 피해자들은 "장 모 선수가 처벌 1순위"라고 했다.
그러나 장 모 선수는 자필 진술서에서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를 유일한 가해자로 지목하며, "(김규봉 감독과 내가) 최대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실이 입수해 22일 연합뉴스에 전한 자필 진술서에서 장 모 선수는 "감독님이 나에게 왜 어디서 폭행을 했고 괴롭혔냐고 며칠을 물으셨는데 `저는 정말 그런 적 없다`라고 몇 번을 말씀드렸다. `내가 그랬다면 사표 쓰고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썼다.
장 모 선수가 5일 경주시체육회에 낸 자필 진술서를 살펴보면, 장 모 선수는 안주형 처방사만을 고(故) 최숙현 선수를 가해한 인물로 지목했다.
최숙현 선수가 가해 혐의자로 지목한 이는 김규봉 감독과 안주현 처방사, 장 모 선수, 김도환 선수 등 4명이다.
그러나 장 모 선수는 "두 얼굴의 안주현 처방사에게 속았다. 우리는 피해자다"라며 "2019년 뉴질랜드에서 안주현 선생이 (최숙현 선수를) 때리고도 김규봉 감독에게 `장 선수가 최숙현 선수를 괴롭혔다`라고 보고했다. 알고 보니 안주현 처방사는 최숙현 선수가 녹취한 느낌을 받은 뒤, 모든 정황을 `장윤정이 괴롭혀서 그랬다`고 꾸미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장 모 선수는 진술서에 "최숙현 선수와는 잘 지냈다"며 "오히려 안주현 처방사와는 2018년 12월부터는 대화도 하지 않았다. 2019년 3월에 갑자기 안주현 처방사가 자신의 방으로 나를 불러서 뺨을 때리고, 볼에 뽀뽀하고"라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장 모 선수 자필 진술서 (사진=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실)
그는 "안주현 처방사가 젊은 선수들에게 선물도 주고, 모바일 메신저로 `네가 참 좋아, 예뻐`라는 문제 되는 발언을 해서 감독에게 보고하기도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또한, "안주현 처방사가 운동처방사 자격증만 있는 사람이라는 걸 뒤늦게 알고 충격받았다. 안주현 처방사는 다른 선수와 나를 이간질하기도 했다"라며 "안주현이 `네가 가해자 1번이다, 최숙현에게 녹취파일이 있으니 술을 먹이던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그 휴대폰을 바다 깊이 버려야 한다`고 시켰다"며 가해 혐의가 안주현 처방사에게만 있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
김규봉 감독의 혐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 최숙현 선수는 검찰에 제출한 변호인의견서에서 "선수 생활 시작 이래 피고소인 장 모 선수는 선배라는 지위에서 고소인을 수년간 폭행과 모욕, 협박 등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용기를 낸 추가 피해자들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장 모 선수는 안주현 처방사만이 가해자라고 주장하지만, 훨씬 많은 피해자와 목격자들이 장 모 선수와 김규봉 감독을 `가혹행위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고 있다.
최숙현 선수는 마지막 남긴 메시지에도 `그 사람의 죄`가 아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리고 썼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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