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추가 피해자들은 "장 모 선수가 처벌 1순위"라고 했다.
그러나 장 모 선수는 자필 진술서에서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를 유일한 가해자로 지목하며, "(김규봉 감독과 내가) 최대 피해자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실이 입수해 22일 연합뉴스에 전한 자필 진술서에서 장 모 선수는 "감독님이 나에게 왜 어디서 폭행을 했고 괴롭혔냐고 며칠을 물으셨는데 `저는 정말 그런 적 없다`라고 몇 번을 말씀드렸다. `내가 그랬다면 사표 쓰고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썼다.
장 모 선수가 5일 경주시체육회에 낸 자필 진술서를 살펴보면, 장 모 선수는 안주형 처방사만을 고(故) 최숙현 선수를 가해한 인물로 지목했다.
최숙현 선수가 가해 혐의자로 지목한 이는 김규봉 감독과 안주현 처방사, 장 모 선수, 김도환 선수 등 4명이다.
그러나 장 모 선수는 "두 얼굴의 안주현 처방사에게 속았다. 우리는 피해자다"라며 "2019년 뉴질랜드에서 안주현 선생이 (최숙현 선수를) 때리고도 김규봉 감독에게 `장 선수가 최숙현 선수를 괴롭혔다`라고 보고했다. 알고 보니 안주현 처방사는 최숙현 선수가 녹취한 느낌을 받은 뒤, 모든 정황을 `장윤정이 괴롭혀서 그랬다`고 꾸미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장 모 선수는 진술서에 "최숙현 선수와는 잘 지냈다"며 "오히려 안주현 처방사와는 2018년 12월부터는 대화도 하지 않았다. 2019년 3월에 갑자기 안주현 처방사가 자신의 방으로 나를 불러서 뺨을 때리고, 볼에 뽀뽀하고"라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그는 "안주현 처방사가 젊은 선수들에게 선물도 주고, 모바일 메신저로 `네가 참 좋아, 예뻐`라는 문제 되는 발언을 해서 감독에게 보고하기도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또한, "안주현 처방사가 운동처방사 자격증만 있는 사람이라는 걸 뒤늦게 알고 충격받았다. 안주현 처방사는 다른 선수와 나를 이간질하기도 했다"라며 "안주현이 `네가 가해자 1번이다, 최숙현에게 녹취파일이 있으니 술을 먹이던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그 휴대폰을 바다 깊이 버려야 한다`고 시켰다"며 가해 혐의가 안주현 처방사에게만 있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
김규봉 감독의 혐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 최숙현 선수는 검찰에 제출한 변호인의견서에서 "선수 생활 시작 이래 피고소인 장 모 선수는 선배라는 지위에서 고소인을 수년간 폭행과 모욕, 협박 등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용기를 낸 추가 피해자들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장 모 선수는 안주현 처방사만이 가해자라고 주장하지만, 훨씬 많은 피해자와 목격자들이 장 모 선수와 김규봉 감독을 `가혹행위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고 있다.
최숙현 선수는 마지막 남긴 메시지에도 `그 사람의 죄`가 아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리고 썼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