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4일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맞서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주중 미국대사관에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면서 "청두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외교부는 "7월 21일 미국은 일방적으로 (중국을) 도발했다"며 "중국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돌연 통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 중미 영사조약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또 중미관계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라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준칙, 외교 관례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중미가 현재 상황을 맞이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면서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이 즉시 잘못된 관련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보복 조치로 청두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하기로 한 것은 정치적인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3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남서부 지역에 있는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청두 총영사관은 1985년 문을 열었으며, 쓰촨(四川),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충칭(重慶) 등과 함께 미국이 인권 상황에 큰 관심을 두는 티베트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특히 2012년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의 실각 사태가 벌어져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당시 보시라이의 부하였던 왕리쥔(王立軍) 전 국장이 보시라이와의 다툼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청두 총영사관으로 뛰어들어 망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중국과 미국은 왕리쥔의 청두 총영사관 진입 후 신병 인도 문제를 두고 충돌을 빚었지만, 결국 그의 망명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왕리쥔은 30시간 만에 청두 총영사관을 나와야만 했다.
앞서 미국은 21일(현지시간) 지식재산권 보호와 스파이 근절 등을 이유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도록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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