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향기가 사람의 정서와 심리상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바로 이 향기에 대한 열정을 갖고 생활 속에 향 문화를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젊은 사업가가 있다. 다양한 향 제품을 만들고 향을 알리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아워에이씨케이의 백남현 대표를 만나보았다.
조향 관련 업무에 종사하던 백 대표는 지난 2002년 ‘아로마 크리에이트 코리아(Aroma Create Korea)’, 즉 ACK라는 상호명을 짓고 향료개발 및 화장품 제조 시스템을 갖춰 사업을 시작했다. 아로마 향으로 대한민국을 새롭게 건설하자는 야심을 갖고 있는 그는 대한향장문화예술진흥협회 이사장이며 조향전문지도사 1급 자격증을 갖고 있다.
단순히 향수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단법인을 운영하며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통해 향료 산업의 외연을 넓혀 가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아워에이씨케이는 지난해 소비자선호브랜드대상 뷰티산업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기업가정신이란 ‘시도와 열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들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계속하면 이 사업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확신으로 기업을 이끌어 왔다고 한다.
아워에이씨케이 내 대표 집무실에는 외부에서 고객들이 찾아왔을 때 직접 향수를 만들어주거나 시향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조향사들이 상주하고 있기는 하지만 거래처 중에는 백 대표에게 손수 제조를 부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향료 자체는 기계로 뽑아내는 것이지만 정취와 감수성은 사람의 몫이다 보니 그가 직접 나서는 것.
항상 새로운 시도를 중시하는 백 대표이다 보니 시기가 너무 앞서 인기를 끌지 못한 제품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 중에서 뒤늦게 그 진가를 인정받는 경우도 적지 않고, 최근 들어서는 이렇게 제품군이 늘면서 해외 진출을 시작하는 단계이다.
주요 수출 타겟 국가로는 베트남과 중국, 일본 등이 있는데 이들 나라에서는 특히 케이팝 열풍으로 인해 한국에서 인기 있는 향수까지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호응이 좋은 제품으로는 차량용 방향제 종류가 꼽힌다. 아울러 그는 안양시 사회복지협회 부회장을 맡으며, 장애인 채용과 정기후원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경영컨설팅본부의 문종훈 지점장은 “중소기업들은 항상 자금에 대한 갈증과 그런 부분들에 대한 해소점을 원하고 있다”며 “회사가 보유한 기술특허나 인증, 재무제표 등 현황을 봐야겠지만 정부 정책자금을 활용해서 매출에 많게는 150%까지 시설자금을 포함해 고용창출을 위한 운전자금 등을 확인해 활용한다고 하면 중소기업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한다.
백 대표는 향 제품을 다루다 보니 감각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고 친근한 사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자유분방한 조직 문화를 강하며 업무효율도 함께 높이는 방식이다.
매장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으로 나만의 향수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값비싼 명품 향수 못지않은 품질에 본인의 취향에 딱 맞는 향수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워에이씨케이는 적지 않은 추가 매출을 올리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호감도 함께 얻고 있다.
아울러 향을 알고 재미를 느껴 전문교육을 받거나 사업, 판매에 뛰어들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과정도 마련돼 있다. 특히 최근에는 카페에 향수 매대를 설치하면서 매출이 늘었다는 고객사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향수 관련 교육을 받은 점주가 직접 운영하는 체험공간에서 손님들은 차 한 잔과 함께 향수를 만들어 보거나 시향을 즐긴다. 매장에 비치된 향수는 칙칙한 나무의 냄새를 없애는 효과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 백 대표는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적인 향기 체험공간도 그중 하나이다. 그는 남들이 조금 고민하고 생각할 시기에 빨리 행동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새로운 시도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안주해 있지 않으면 언젠가는 소득이 있다는 것이다.
협력사와 동종업계 관계자들은 백 대표에 대해 “향 쪽에 오랜 경력을 가진 사람인데다 새로운 마케팅과 아이템을 접목해 시장에 진입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젊은 사람들이 색깔 있게 시장을 지배하고, 그것을 통해 소비자와 함께 하는 기업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눈에 보인다”고 평가한다.
한때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가습기 살균제 여파로 화학제품에 대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아쉬움을 느낀 그는 조향 관련 사단법인 협회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사단법인이 출범과 함께 시작된 교육의 주된 목적은 향기문화 대중화로, 조향사라는 직업 역시 화학에 대한 지식과 감각적인 창의력을 함께 요구하는 매력적인 직업으로 꼽힌다. 백 대표는 언젠가 향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춘 문화 공간을 짓는다는 꿈을 갖고 있다.
문종훈 지점장은 백 대표에 대해 “패기와 열정, 스피드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으며 양극화가 심한 시장에서 틈새시장 공략, 샵인샵이나 공방체험 매대에 등을 빠르게 확산하면 더 큰 시장성을 갖출 것”이라며 “퓨전 시대이기 때문에 음식과 향기, 의류 악세서리와 향기 같은 문화를 선도하고 창출해 나간다면 보다 글로벌 회사로의 성장도 기대된다”고 말한다.
아워에이씨케이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은 향에 대한 뛰어난 센스를 가진 사람, 그리고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드는 말투와 표정,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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