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 백신 2종, 9월·10월 생산 시작…세계 최초"

입력 2020-07-30 06:43   수정 2020-07-30 07:33

서방 전문가들, 성급한 백신 개발 속도에 우려 표명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백신 두 종류의 생산을 각각 9월과 10월에 시작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부총리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타티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한 정부 화상회의에서 러시아가 개발 중인 20여 가지의 백신 가운데 두 종류가 가장 전망이 밝다면서 이같은 일정을 보고했다.

골리코바 부총리가 언급한 백신 가운데 하나는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국방부 산하 제48 중앙과학연구소와 공동 개발 중이다.

다른 하나는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하고 있다.

골리코바 부총리는 "가말레야 센터 개발 백신은 8월에 공식 등록하고, 이후 1,600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차례 더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양산은 9월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벡토르 센터 개발 백신은 9월에 임상시험을 마무리하고 공식 등록할 예정이며, 10월에 첫 번째 분량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가멜레야 백신은 이달 중순 1차 임상 시험을 마무리했으며, 벡토르 백신은 지난 27일부터 1차 임상시험에 들어간 상태다.

가말레야 센터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투자를 받아 국방부와 함께 백신 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모스크바의 세체노프 의대와 부르덴코 군사병원에서 각각 38명씩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임상 시험이 이달 중순 마무리됐다.

이후 2차 임상시험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장관은 이날 또 다른 2개 백신이 조만간 임상시험 허가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방에선 통상 수천~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1~3차 임상 시험 뒤에야 양산과 일반인 접종을 시작하는 것이 관례다. 러시아는 이와 달리 백신 접종 속도를 앞당기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RDIF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러시아의 백신 개발을 지난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사건에 빗대면서, 러시아가 가장 먼저 백신 상용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은 인공위성(스푸트니크) 신호를 듣고 놀랐다. 백신과 관련해서도 그렇게 될 것이다. 러시아가 첫 번째 나라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성급한 백신 개발 속도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연구자들이 당국의 압박으로 속도전 궁지에 몰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백신에 대한 가장 중요한 요구 조건은 효능과 안정성"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복잡한 분야의 모든 요구와 규정을 준수하면서 최대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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