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제2외국어로 중국어 빼고 한국어 채택

입력 2020-07-31 21:41   수정 2020-07-31 23:05

중국어, 국경 갈등 여파 교육서 제외

한국어가 인도 정규 교육 과정의 제2외국어 과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31일 주인도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전날 이런 내용이 포함된 새 교육 정책을 발표했다.
새 정책에 따르면 한국어는 태국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와 함께 제2외국어 권장 과목 명단에 신규 편입됐다.
또 인도 정부는 "교과서, 출판물 등에 더 많은 외국어 단어가 새롭게 포함돼야 한다"며 해당 외국어로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히브리어, 일본어와 함께 한국어를 예로 들었다.
반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기존 권장 과목 명단에서는 중국어가 제외됐다.
중국어가 빠진 데에는 최근 국경 유혈 충돌과 관련해 현지에 고조된 반중 정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68년 처음 제정된 인도 교육정책은 1986년, 1992년 수정을 거쳐 28년 만에 개정됐다.
인도 정부는 이번 교육정책 개정을 통해 교육 담당 부처의 이름을 `인력자원개발부`(Ministry of Human Resource Development)에서 `교육부`(Ministry of Education)로 교체했다.
대학 입학 전 학제도 `10+2년제`에서 유아 기초 교육 등을 강화해 `5+3+3+4년제`로 대폭 손질했다.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애초 이번 교육정책 개정준비 위원회의 초안에는 한국어가 제2외국어 선택과목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에 주인도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은 개정 초안 발표 후 의견 수렴 과정 때 한국어 채택 필요성에 대해 인도 외교부와 인력자원개발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작년 10월 한국을 방문한 집권 인도국민당(BJP) 사무총장 일행도 정부에 건의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교육정책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건의하기도 했다.
신봉길 주인도 대사는 "인도 정부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것은 한·인도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상징적 조치 중의 하나"라며 "우리 국내에서도 힌디어와 인도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어는 아직 인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제2외국어 과목으로는 채택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문화원은 한국어가 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으로도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한국문화원은 다음 달 17일부터 12월 24일까지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대상 교원 후보자 수는 23명이다.
김금평 문화원장은 "인도학교와 세종학당은 물론 대학 등에도 인도인 한국어 교원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인도한국문화원은 2012년 12월 개원 이래 지금까지 105개 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한국어 보급에 힘써왔다. 2015년 2개 학교에서 도입한 한국어 시범 수업은 현재 15개 학교에서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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