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반발에 또 땜질식 처방한 정부

조현석 부장

입력 2020-08-07 17:40   수정 2020-08-07 17:07

    <앵커>

    정부가 7.10 부동산 대책 이후 임대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달 만에 이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어설픈 세제 개편을 남발하고, 땜질식 처방을 일삼는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보도에 조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2017년 8월 4일/ 출처: 청와대 유튜브 채널)

    "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하게 되면 세제, 금융혜택을 드립니다. 다주택자이신 분들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랬던 정부.

    710 부동산대책과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을 통해 임대사업자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돌연 바꿨습니다.

    정부 정책을 믿고 임대주택 사업자가 된 사람들이 시위까지 하며 거세게 반발하자 결국 정부가 보완 대책을 내놨습니다.

    기존 민간 임대사업자가 받던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기존 세제 혜택은 사업자 등록 말소 시점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의무보유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임대사업을 접더라도 이미 감면해 준 세액은 추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임대사업자 반발에 정부가 한달 만에 물러선 모양새지만, 어설픈 정책을 내놓고 땜질식 처방을 일삼아 시장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오락가락 원칙없는 세제 정책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1주택자에겐 세금폭탄이 아니라고 강조했던 정부가 재산세가 급증했다는 비판이 확산하자 중저가 주택의 재산세율 인하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겁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재산세 인하 대상과 관련해 "시세 5~6억원 이하가 적절하다"며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이 너무 잦다보니, 계산이 복잡해 양도세 업무를 포기하는 이른바 '양포세무사'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 세제는 또 한번 손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정부의 땜질식 처방은 금융세제 개편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앞서 주식양도세 도입을 두고 동학개미들의 반발이 커지자 대책 발표 2주만에 개편안을 다시 개편하는 등 혼선을 빚은바 있습니다.

    <인터뷰>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

    "정부가 오라가락하는데요. 제일 나쁜거에요. 정책신뢰도가 없는거죠. 맥박, 호흡이 일정해야 하는거잖아요. 어느날 만들었다 어느날 없어지고 이러면 안되는 겁니다."

    한국경제TV 조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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