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때문에 곤란한 경험 한 번씩 해보셨을 텐데요, 더불어 민주당이 백화점은 물론 면세점에게까지 이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소비자는 물론 업계나 전문가들마저 유통산업발전법이 맞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승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대형마트에 적용 중인 의무휴업을 백화점, 복합쇼핑몰, 면세점에게까지 확대 적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설과 추석에도 의무휴업이 적용돼 문을 닫아야 합니다.
전통시장 주변 20km 내에는 아예 대규모 점포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고, 반드시 해당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법안도 나왔습니다.
아예 유통산업의 소관 부처를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바꾸자는 내용도 있습니다.
모두 강력한 유통 규제 법안들인데, 대통령이 나서 필요성을 주장한 만큼 개정안 통과는 확실시됩니다.
<인터뷰> 문재인 / 대통령 (7월16일, 국회 개원연설)
"'대·중소기업상생법', '유통산업발전법' 등 공정경제와 상생을 위한 법안들도 21대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되길 바랍니다."
코로나19와 온라인 쇼핑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는 또 다른 규제에 경악하고 있습니다.
이미 순환근무를 통해 직원들의 휴식권이 보장되는 만큼 의무휴업은 새로운 규제일 뿐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B씨 / 백화점 업계 관계자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주 5일 근무제를 돌아가면서 하고 있어요. 의무휴업을 한다고 해도 전혀 의미가 없는 구태의연한 법이거든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면세점들은 왜 우리가 포함되느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C씨 / 면세점 업계 관계자
"추석이나 설날이나, 어린이날이나 이런 명절이 (외국과) 겹쳐요. 우리나라에 돈 쓰러 와서 면세점에 갔는데 문이 닫혀있는 거죠."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법안의 취지가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유통산업발전법이 생긴지 10년이 지났지만, 재래시장보다는 오히려 온라인 유통산업이 커지는 방향으로 산업 프레임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의무휴업이 늘어날수록 입점한 중소 업체들까지 강제로 문을 닫아야 해 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우려합니다.
<인터뷰 >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중소상인 일자리가 늘어야 하는데 그쪽은 늘지 않거든요. 대기업 일자리만 줄면서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양질의 일자리만 날아가는 악영향이…"
쉬는 날 마음대로 장도 볼 수 없는 시민들도 불편하다는 반응 일색입니다.
<인터뷰> 김용례 / 서울시 화곡동
"우리 같은 직장 다니는 주부들은 쉬는 날 딱 하루 가야 하는데, 그날이 딱 휴무에 걸려 버리면 다른 데도 못 가니까…"
<인터뷰> 권명숙 / 서울시 화곡동
"불편하죠 자꾸 닫으면. 언제 쉬는지도 모르고, 갔다가 그냥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이들 법안이 유통산업발전법이 아닌 유통산업'후퇴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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