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이 전체 사업 중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권인 LG화학은 실적, 주가 등에서 사상 최고치를 찍고 배터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 상황과 맞물려 불안한 전망도 끊이지 않는다.
17일 LG화학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 13조6천640억원 중 배터리 부문 매출이 5조840억원으로 37.2%를 차지했다.
배터리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0.8%로 처음 30%를 넘었다. 올해 상반기와 2018년(24.4%)을 비교하면 2년새 12.8%포인트나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7천7천75억원) 중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은 13.3%인 1천37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면서 전통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의 비중은 감소했다.
석유화학의 비중은 매출 기준 2018년 61.2%, 지난해 55.3%, 올 상반기 49.3%까지 떨어졌다.
첨단소재 사업의 비중은 7.8%, 생명과학은 2.3% 수준이다. 석유화학 사업은 업황이 장기 불황인 상태라 배터리가 명실공히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폴란드와 중국 소재 자동차 배터리 공장 증설에 상반기에만 1조714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국내외 투자 확대에 따라 자동차 배터리를 포함한 배터리 부문 생산 능력은 14조원 규모까지 늘어났다. 이는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57.0% 증가한 것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상반기 배터리 생산라인 가동률은 51.8%로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2017년 가동률은 67.0%, 2018년은 64.0%, 지난해에는 57.3%였다.
올해 상반기 전사 연구개발 비용은 5천430억원으로 매출 대비 비중은 4.0%였다. 국내외 누적 등록 특허는 4만2천442건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과 중국 CATL이 1·2위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테슬라는 다음 달 22일 `배터리데이`를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무엇을 내놓을지는 밝히지 않아 여러 관측이 무성하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배터리 독자 개발 계획을 발표하거나 중국 CATL과 함께 개발 중인 `100만마일 배터리`를 공개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선 나온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뛰어넘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제시할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 어떤 것이든 LG화학 등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는 큰 부담이다.
특히 테슬라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이 원가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배터리 독자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현실화하면 배터리 시장 판도가 완전히 바뀔 수밖에 없다.
LG화학 주가는 2분기 실적발표를 한 지난달 말부터 연일 상승하다가 지난주 중반부터 다시 하락했다. 삼성SDI[006400]와 SK이노베이션[096770]의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외 업체들의 공세 확대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을 급성장하게 한 고객사지만 앞으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다"며 "테슬라 배터리데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 전략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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