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들 가방에 넣은 계모, 아들 가두고 배달음식 시켜먹기까지"

입력 2020-08-20 00:50  


여행용 가방에 의붓아들을 가둬 숨지게 한 `의붓아들 여행용 가방 감금 사망 사건`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19일 열려 계모의 살인 고의성 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채대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계모 A(41)씨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은 A씨가 의붓아들 B군을 가방에 감금한 뒤 30여분간 지인과 통화하고, 음식을 배달 시켜 먹었다는 주장을 새롭게 제시했다.
B군을 혼자 집에 남겨두고 가족여행을 다녀온 사실도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A씨 통화목록을 공개하며 통화 시간이 B군이 감금됐던 시간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상습 아동학대),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B군과 함께 살았던 A씨 친자녀 2명의 진술도 공개됐다.
A씨가 가방 위에서 뛰었고 B군이 가방 밖으로 손을 내밀자 A씨가 헤어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쐬었다는 내용 등이다.
검찰은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 있었던 A씨 친자녀 2명을 직접 조사했다.
변호인은 "조서에 보면 피고인이 가방에서 뛴 높이가 10㎝라 돼 있는데 3∼4㎝다"라고 주장하며,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높이(10㎝)가 중요한 게 아니다. 피고인의 친자녀들도 (엄마가) 가방 위에서 뛰었다고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재판이 끝난 후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A씨에 대한 법정최고형을 요구한다며 이날 대전지법 천안지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공 대표는 "아동학대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가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살인죄를 적용해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천안시 백석동 한 아파트에서 B군(9세)을 여행용 가방에 13시간가량 감금,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같은 달 29일 기소됐다.
애초 경찰은 A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범행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살인죄를 적용, A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다음 재판에서 숨진 B군의 친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친모가 출석하기 어려울 경우 이모가 출석, 증언할 수 있도록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3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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