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후 처음 맞는 일요일인 23일 수도권 교회에서는 비대면 방식으로만 주일예배를 올려야 한다.
주요 교단과 교회들은 정부 지침에 따라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이나 교계 일각에서는 이전처럼 현장 예배를 고수할 뜻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방역당국과 종교계에 따르면 정부가 비대면 예배를 올리도록 한 곳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교회다. 교회 외 가톨릭 성당이나 불교 법당은 기존 정부 방역지침에 따르면서 현장 미사나 법회를 진행하면 된다.
비대면 예배 때 예배당 안에 머무를 수 있는 인원은 온라인 예배 제작을 위한 필수 인력이다. 설교자, 사회자, 성경봉독, 방송담당, 교역자 등 20명 이내다.
정부가 교계와 협의해 낸 `비대면 예배 기준`은 ▲ 마스크 상시 착용 ▲ 음식 섭취 금지 ▲ 머무르는 시간 최소화 ▲ 사람 간 2m(최소 1m) 이상 거리두기 ▲ 환기 및 소독 ▲ 손소독 등 손위생 철저다.
이밖에 찬양대(성가대) 운영은 하지 않고, 특별 찬송(특송)을 할 경우 1명이 마스크를 쓰고서 독창으로만 가능하도록 했다.
수도권 교회를 대상으로 내린 `비대면 예배` 조치는 9월 1일까지 유지된다.
정부는 수도권 외 지역에 대해서는 지자체 판단에 따라 비대면 예배 의무화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경남도와 부산·광주광역시가 권역 내 교회들에 비대면 예배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경북·전북도, 세종시 등이 비대면 예배를 권고했다.
하지만 큰 예배당 시설을 갖춘 대형 교회 일부에서는 사람 간 거리두기를 수 m까지 하더라도 최소 수십명에서 100명 넘게 넉넉히 들어갈 수가 있는데 정부 방침에 따라 단 20명 이내만 출입을 허용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방역지침이 개별 교회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마련됐다는 주장이다.
또 부산지역 교회 연대체인 부산기독교총연합회(부기총)는 전날 현장 예배 고수, 부산시 행정명령 철회 촉구 등을 담은 공문을 부산지역 16개 구군 기독교연합회와 소속 1천800여 지역 교회에 발송했다.
부산시가 내린 행정명령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기총은 이날 정부 7대 방역지침을 지키며 현장 예배를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는 현장 예배 강행 시 집합 금지 명령 등 강력한 조치를 예고해 예배당에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수도권 교회 비대면 예배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