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이어온 `삼성 합병·승계 의혹` 수사의 마무리가 임박했다. 검찰은 오는 3일로 예정된 인사 발령 이전에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고 사건을 매듭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르면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관계자들의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수사팀은 이 부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삼성 임원들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5년 이뤄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고 의심한다. 이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시세 조종 등 그룹 차원의 불법행위도 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측은 시세조종 등의 불법 행위는 없었으며, 이 부회장은 주가 관리를 보고받거나 지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삼성바이오의 회계 부정 혐의 역시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정상적인 회계처리였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분식회계의 `동기`에 해당하는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올해 들어서는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최치훈(63)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등 전·현직 삼성 고위 임원들을 줄줄이 불러 조사했고, 지난 5월에는 의혹의 정점인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이 부회장은 수사에 대한 외부의 판단을 듣고 싶다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강수`로 맞섰으나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뒤이어 열린 수사심의위도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내리면서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검찰은 약 두 달 간 경영학·회계학 분야의 교수와 전문가들을 불러 수사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영장 기각과 수사심의위 권고로 연이은 타격을 입은 만큼 외부의 의견을 들으며 기소 대상과 범위를 고심해왔다.
이번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수사팀장인 이복현 부장은 대전지검 형사3부장으로 전보됐다. 따라서 수사팀은 인사 발령 이전에 사건을 매듭짓고 공소 유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