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초미의 관심사인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테슬라가 주주들에게 온라인 행사 초청장을 보내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현지시각 22일 오후 1시반(한국시간 23일 오전 5시반)에 열릴 2020년 주주총회에 참석할 주주를 무작위로 선정해, 온라인 초청장을 송부하고 있다. 배터리 데이 행사는 주주총회 열린 이후 온라인에서 곧바로 이어질 예정이다.
배터리 데이에서 공개될 내용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관련 신기술 혹은 자체 생산 등의 계획이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기차 플랫폼의 `선두 주자`이자 토요타 시가총액의 두 배(약 4,169억 달러, 2일 기준)를 넘어선 `거인` 테슬라의 선택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전고체 배터리 발표, 가능성 낮아"
배터리 데이를 통해 테슬라가 지난해 인수한 맥스웰 등 기업들의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맥스웰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인 연구·개발업체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물질로 대체하는 차세대 기술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은 늘고 폭발 위험은 줄어드는 `궁극의 2차 전지`로 꼽힌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는 경제성이 낮아 아무리 테슬라라도 아직 양산에 들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배터리 전문 업체인 삼성SDI 조차 전고체 전지의 상용화는 7년 뒤를 목표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영국의 다이슨 사(社)도 전고체 배터리 업체인 삭티3를 인수했지만, 작년 `상업화가 불가능하다`라는 이유로 손을 놓은 바 있다.
● 머스크 "배터리 생산라인 투어할 것"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보다는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에 나서는 프로젝트를 발표할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트위터에 "배터리데이에 프리몬트 소재 배터리 셀 생산라인을 견학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간 꾸준히 진행해온 테슬라의 배터리 자체 생산 프로젝트 `로드러너`를 보완·추진해 더 높은 수준의 공정 통합을 담은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파나소닉(네바다 기가팩토리), LG화학·CATL(상하이 기가팩토리) 등 배터리 전문 업체들과 손을 잡아왔던 테슬라의 정책이 이번 배터리 데이 후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경된 홈페이지 배경 `힌트`될까
테슬라가 최근 변경한 홈페이지의 이미지에서 배터리 데이 발표 내용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가 이전부터 새로운 기술이나 프로젝트를 발표하기 전에 유사한 방식을 써왔다는 것.
사진은 검은색 바탕에 흰색 실선들이 세로로 촘촘히 늘어선 모습이다. 이를 두고 일부 해외 매체에서는 이 이미지가 `탄소 나노튜브`, 혹은 `실리콘 나노와이어`를 나타낸다는 추측이 나왔다.
실리콘 나노와이어 기술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최대 50%가량 밀도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실리콘 음극재가 갖는 부피 팽창 문제를 해결해 무게도 상당 수준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 기술 특허를 보유한 앰프리우스 사(Amprius 社)가 최근 본사를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 옆으로 이전하는 등의 움직임도 포착된 점이 근거로 짚인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장기적으로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배터리에 대한 직접 투자나 내재화를 선언하면, 배터리 공정의 혁신과 전기차의 경제성 등이 부각될 것"이라며 "이는 오히려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기보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터리 데이에 테슬라의 2차 전지 전략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에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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