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연극, 텔레비전드라마, 창극, 게임, 문화정책 등 분야에서 실무와 연구 경험을 쌓은 문화콘텐츠 박사 동문 6인(윤필상, 김공숙, 백훈기, 홍상은, 이동형, 곽이삭)이 고전의 가치를 활용해 성공을 거둔 문화콘텐츠에 주목하였다. 고전이 어떻게 콘텐츠로 용해되어 매체와 장르의 원리로 작용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세계적 영향력을 미친 성공적 콘텐츠의 공통된 특징은?
국내에서 ‘문화콘텐츠’라는 용어가 사용된 지는 불과 20여 년밖에 되지 않지만, 영화, 드라마, 공연, 축제,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에 관한 대중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BTS의 세계적 인기 등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계속 부상 중이다. 세계적 영향력을 미친 성공적 콘텐츠의 공통된 특징은 인간의 보편성이 담긴 고전의 자장(磁場)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고전이야말로 인간 심리의 보편성이 담긴 창작물로서 수많은 세월동안 사랑 받아온 콘텐츠이자, 새로운 콘텐츠 창작에 원리와 재료를 제공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계에서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6인의 통찰을 담다. 문화콘텐츠는 한편으로 신기술의 발전을 흡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전을 활용해 매체와 장르에 적용시키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문화콘텐츠 현장에서 고전을 활용해왔으나 고전이 어떻게 문화콘텐츠로 활용되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된 저술은 드물다.
이 책은 이런 현실에 공감하여 ‘고전은 어떻게 콘텐츠가 되었을까’라는 주제로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문화콘텐츠 연구자들의 지혜와 통찰을 모아본 것이다. 오페라의 고전 <시학>부터 중국 고전의 애정담(談)이 숨겨진 드라마 <별 그대>까지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예술과 응용인문학을 강의하는 오페라 연출가 윤필상의 「고전(古典)의 고전(古典)」은 오페라를 창안한 피렌체의 음악가와 인문학자들의 그룹 카메라타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오페라의 고전으로 활용했음을 소개하고 있다.
국립안동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김공숙 교수는 「<별에서 온 그대>에 숨겨진 중국의 오래된 사랑 이야기」에서 드라마에 나타난 중국 고전의 애정담의 원형을 세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인간이 아닌 존재와의 사랑 이야기 이류(異類)연애담, 재주 많은 남성과 아름다운 여성과의 사랑 이야기 재자가인(才子佳人)소설, 우리도 익히 아는 설화 견우직녀 이야기이다.
예술집단 페테의 대표로 연극과 뮤지컬의 대본을 쓰고 연출하는 목원대학교 TV영화학부 백훈기 교수는 「연극을 본다는 것의 행위적 층위」에서 고대 그리스로부터 계승된 연극의 소통 방식에 대한 역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창작 판소리로 박사학위를 받은 대전시립예술단 홍상은은 「창극과 경극의 경계에 꽃피우다」에서 <패왕별희>를 중심으로 한·중 전통극이 만나서 이루어낸 성공 요인을 탐색하고 있다.
탁월하다고 평가받는 문화콘텐츠는 보편적 원형을 시대정신과 대중의 취향을 간파하여 녹여낸 창작물이 대부분이다. 세계적 보편성을 가진 고전 속에 숨겨진 인류의 공통된 심리적, 문화적 유전자를 변용하는 것이 콘텐츠화 성공의 비결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오랜 세월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고전이 어떻게 콘텐츠가 되어 지금의 우리와 만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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