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태어나고 바로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서 사진으로만 아이를 봤어요."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모(36) 씨는 지난달 아들을 출산했다. 이씨의 아이는 32주 만에 태어나 바로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
요즘 이씨는 병원에서 제공해 주는 사진으로만 아이를 만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신생아중환자실 면회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정부가 방역 조치를 강화하자 이른바 `코로나 이산가족`도 늘어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3일부터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중이며, 특히 수도권은 지난달 30일부터 방역 조치를 한층 강화한 일명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병원이 중환자실 면회를 금지하고 있다.
또 일반 병실이라도 상주하는 보호자 한명만 출입이 가능하고 그 외에는 가족이라도 면회가 금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씨의 경우처럼 신생아 자녀라도 중환자실에 들어가면 만나지도 못하고 생이별을 해야 한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고위험 시설`로 지정돼 면회가 전면 금지된 상태다.
석 달 전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신 정모(65)씨는 면회가 금지되면서 한 달 넘게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요양사를 통해 일주일에 두 번 영상통화는 하고 있지만, 어머니가 정씨를 많이 보고 싶어 해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정씨는 "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나온 적이 있어 조심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어머니가 불안해하셔서 걱정된다"며 "추석 전에는 면회가 다시 허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와 아내를 산후조리원에 보낸 아빠들도 졸지에 혼자가 됐다.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이 외부인 출입 제한을 강화하면서 아빠들의 면회조차 금지하고 있어서다.
가족이 해외에 나가 있는 가정은 반년 넘게 가족이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코로나 확산 이후로 해외에 나갔다 오는 사람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므로 사실상 입국이 어려워진 탓이다.
군부대도 지난달 19일부터 장병들의 휴가와 외박 외출, 면회를 통제하고 있다.
부모님은 일본에 체류하고 동생은 군 복무 중이라는 대학원생 강모(26) 씨는 "추석도 다가오는데 혼자 명절을 보내게 생겼다"며 "언제쯤 네 가족이 다 모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 한 요양원에서 유리를 사이에 둔 면회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donnie@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