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중년의 일상 속 미스터리를 그린 ‘우아한 친구들’이 뜨거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JTBC 금토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이 지난 5일 막을 내렸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5.1%, 수도권 6.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위태롭게 흔들렸던 안궁철(유준상 분)을 비롯한 중년 친구들, 그리고 이들 부부는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하며 각자의 인생 후반전을 맞이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묻은 채 걸어 나가는 4인방의 모습은 묘한 여운을 남겼다.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간 자리는 다시 잔잔해졌다. 저마다 말하지 못할 비밀과 상처로 위기를 겪은 이들의 관계 역시 단단하게 굳어졌다. 안궁철과 남정해(송윤아 분)는 끝내 이혼을 선택했지만, 달라질 것은 없었다. 아들 유빈과 함께 친구처럼 지내는 두 사람의 모습은 오히려 전보다 편안해 보였다. 갈등을 빚었던 오해도 풀렸다. 남정해가 안궁철의 첫사랑이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 조형우(김성오 분), 강경자(김혜은 분) 부부와 얽힌 비밀도 드러났다. 강경자와 박시오(김광규 분) 대표 만남의 전말, 모자(母子)의 연을 끊은 조형우 어머니의 출가 소식은 뜻밖의 반전과 함께 두 사람의 신뢰를 회복시켰다. 여기에 박춘복(정석용 분)의 치매 사실을 알게 된 유은실(이인혜 분)이 남편과 함께 댄스 학원에 동행하는 모습도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친구들이 평범한 일상을 되찾는 동안, 정재훈(배수빈 분)의 괴로움은 깊어졌다. 백해숙(한다감 분)이 아니라면, 증거품을 숨긴 사람은 안궁철 뿐이라고 확신하며 그를 찾아갔다. “의도가 뭐냐”는 분노 어린 외침에 안궁철은 “죗값 받고 싶다며. 죗값은 스스로 받는 거야”라며 “정재훈, 너 내가 다 용서할 거야. 그래서 너 스스로 자책하게 만들 거야”라는 말로 그를 고통 속에 내몰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안궁철과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가던 정재훈이 흉기 피습을 당한 것. 죽은 주강산(이태환 분)의 친구 서주원(강동호 분)의 보복이었다. 쓰러진 정재훈은 후회와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3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재훈은 안궁철의 도움으로 죽을 위기에서 살아났고, ‘불사조’ 4인방은 평화로운 일상으로 되돌아갔다. 강물 속으로 증거품들을 던지는 안궁철에 이어 친구들의 힘찬 걸음 위로 “우리는 또 평생 묵직한 짐 하나를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가야 한다. 설령 우리의 선택이 틀렸다 할지라도 우린 소중한 것을 지킬 의무가 있다”는 묵직한 내레이션이 더해지며 엔딩을 장식했다.
‘우아한 친구들’은 중년의 일상을 파고든 위기,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이내믹하게 엮어내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중년의 이야기는 소소하지만 유쾌한 공감을 유발했고,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는 짜릿한 긴장감을 더했다. 평온한 일상에 파란을 몰고 온 주강산 살인 사건과 20년 전 한교수 사망 사건,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교차시키며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진실을 좇는 과정에서 새로이 드러나는 비밀과 인물들의 엇갈린 관계는 반전을 거듭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에서 최대 위기를 맞닥뜨리지만, 침몰하지 않고 다시 비상하려는 중년 4인방. 그들의 웃프고도 처절한 몸부림은 별반 다르지 않은 우리 현실의 삶에 공감과 응원을 불어넣었다.
무엇보다 유준상, 송윤아, 배수빈, 한다감을 비롯한 베테랑 배우들의 진가가 빛을 발했다. ‘믿보배’의 클래스를 다시 한번 입증한 유준상과 송윤아는 완벽한 호흡으로 극을 이끌었다. 정재훈의 잔혹한 민낯과 복잡한 심리를 탁월하게 그린 배수빈의 변신은 호평을 받았고, 한다감 역시 극의 긴장감을 조율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성오와 김혜은, 정석용과 이인혜는 웃음과 공감을 더하는 ‘치트키’로 맹활약했다. 여기에 극 초반부터 특별출연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친 김원해, 김지영, 이태환까지 ‘우아한’ 배우들의 열연과 시너지는 마지막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편, ‘우아한 친구들’ 후속으로는 오는 25일 밤 11시 JTBC 새 금토드라마 ‘경우의 수’가 첫 방송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