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출소 D-93일…안산 단원구 주민들 "두렵다"

입력 2020-09-11 15:56  


흉악범 조두순(68)의 출소를 3개월여 남기고 경기 안산시가 뒤숭숭하다.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민은 11이 "곧 조두순이 출소할 텐데 불안하고 두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2008년 아동을 대상으로 흉악한 성범죄를 저질러 국민을 분노케 한 조두순은 단원구 주민들에게는 분노에 더해 공포의 대상이다.
조두순이 범행을 벌인 곳이 이 지역인 데다 오는 12월 출소한 뒤에 단원구에 있는 아내의 집에서 지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주민 김모(53) 씨는 "한번 그런 짓을 저지른 사람이 또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본인이 이곳에서 계속 살기를 원한다면 막을 방법은 없지만 자기가 범죄를 저지른 동네에서 살 생각을 한 게 괘씸하다"고 불쾌해했다.
학부모나 아동 관련 업무 종사자들의 불안감은 더하다.
단원구 주민이자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김모(49) 씨는 "사건이 일어난 날부터 지금까지 주민들은 집단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고 봐도 된다"며 "특히 학부모들은 모이면 이 일에 대한 걱정부터 할 정도이니 모두를 위해 조두순을 격리해달라"고 말했다.
정모(55) 씨는 "지난해 이곳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을 맡았었는데 조두순 때문에 불안해서 주변 학교를 포함해 학부모 5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학교 보안관 제도를 만들어달라고 탄원을 넣을 정도로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주민들이 불안에 떨자 경찰은 일단 조두순에 대한 감시인력을 일반 성범죄자와 비교해 대폭 늘려 사실상 24시간 감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법원이 신상정보 공개를 명령한 성범죄자는 출소 이후 20일 이내에 주거지, 전화번호, 차량번호 등 신규 정보를 법무부와 관할 경찰서에 제공해야 한다.
관할 경찰서는 보통 성범죄자 1명당 경찰 1명을 배정해 석 달에 한 번 바뀐 정보는 없는지, 신상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점검하는데 안산단원경찰서는 조두순에게 경감 계급인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을 팀장으로 한 1개팀, 5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산단원경찰서 여청과 수사 인력이 모두 6개팀, 29명인데 이 가운데 1개팀을 조두순한테 전담하도록 한다는 것은 석 달에 한 번이라는 기존 점검 제도와 상관없이 취약시간까지 놓치지 않고 사실상 24시간 감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도 조두순의 보호관찰을 담당할 안산보호관찰소의 감독 인력을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통한 전자감독 요원도 추가로 지정할 방침이다.
조두순을 담당하는 보호관찰관들은 그의 이동 동선을 비롯한 생활 계획을 주 단위로 보고받고, 불시에 찾아가는 출장 등을 통해 생활 점검에도 나설 방침이다.
안산시는 범죄예방 CCTV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현재 안산시에는 3천622대의 방범용 CCTV가 있는데 시는 연말까지 조두순의 집 주변과 골목길 등 취약지역 64곳에 211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위험군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고자 전자발찌 착용자를 관리하는 법무부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와 CCTV 영상정보를 공유하는 지원체계를 다음 달까지 구축한다.

안산시 관계자는 "조두순이 머물 곳과 과거 범행 피해자의 집 사이 거리가 가깝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지만, 개인정보인 데다 성범죄 관련 예방 대책은 오로지 피해자가 우선시돼야 하는 만큼 밝힐 수 없다"며 "끔찍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무부, 경찰 등 관계기관과 함께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12월 단원구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조두순은 오는 12월13일 출소한다.
조두순 출소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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