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다 '창의 행정' 해야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1만6천호 공급 가능
"재산세 인하 추진…주민 고통 줄일 것"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최근 공공기여금 관련 개정안과 관련해 "현재 추진중인 방식의 탁상행정으로는 균형발전 달성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법안이 입법예고된 기간 동안 독소조항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조 구청장은 강남북 균형발전 문제와 함께, 25개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추진하는 재산세 감경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Q.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강남에서 발생한 공공기여금을 강북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대한 입장은.
조은희 서초구청장 : 저는 강남이 인프라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강남의 공공기여금을 강북의 인프라에 쓰는 것, 강북은 교통·교육·보육·문화시설이 부족하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서울이 강남북이 상생하는 그런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동안 강남권에 재건축이나 개발 규제를 과감히 풀어서 그 인센티브로 나오는 공공기여금을 `강남은 뉴욕처럼 활기있게, 강북은 파리처럼 매력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펼쳐왔기 때문에, 이 개정안의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런데 개정안에 저는 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이번 안은 공공기여금이 발생하는 기초자치단체에 대해 이 돈을 첫째, 장기미집행 도시계획기반시설에 써라. 둘째, 공공임대주택 짓는 데 써라(고 하는 거죠). 순위를 정해놓고 정작 그 자치단체가 필요한 부분에 쓰도록 하는 행정자치권에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법이 입법예고 기간이잖아요. 그 기간 동안 이러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서 이 부분은 개정할때 실제로 법안이 통과될 때 독소조항은 빠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공공기여금 취지는 공감하지만 독소조항을 빼는 등 보완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이 필요한가.
조은희 서초구청장 :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로 개정안이 자치구의 자율권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치구의 공공기여금 사용처, 예를 들면 인센티브라는 것이 20층 지을 수 있는 것을 규제를 풀어 40층을 짓게 하잖아요? 그러면 인구도 늘어나기 때문에 교통이 혼잡해지는 건 당연하죠. 어린이집도 더 지어야 하고, 경로당도 지어야 하고, 공원도 더 마련해야 하고, 커뮤니티 시설도 더 마련해야 하는데, 이 기본 인프라를 설치하는 것을 (개정안대로라면) 우선순위의 3순위로 해 놓았어요.
첫 번째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보상하는 데 쓰고. 남으면 임대주택을 지으라는 거에요. 그래서 이건 순서도 문제가 있지만 법률로서 자치구가 어떻게 하라고 정하는 것은 과도하다, 이것은 입법예고 기간에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로 지금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 시행령 과정에서 또 조례로 정하겠지만 공공기여금을 자치구가 30%, 서울시가 70% 가져간다,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이건 굉장히 어떻게 보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A가 100원이 있는데, B가 상생하기 위해 돈을 공동으로 쓰자고 해서 A가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B가 70원을 한꺼번에 가져가는 거에요. 보통은 50원은 너희 쓰고, 50원은 우리가 쓰고…이 비율이 최대한이거든요. 재산세 공동과세도 그렇게 하거든요. 그런데 한꺼번에 70원을 다 가져가겠다, 그리고 30원은 너희가 기본시설에 쓰지 말고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보상하는 데 쓰라고 규정하고 70원을 가져가는 서울시는 `10%만 장기미집행 시설 보상하는 데 쓰고 나머지는 서울시 마음대로 쓸게` 하는 거죠.
그러면 이게 어떻게 되냐. 기반시설이 필요한 자치구들은 서울시가 말하는 대로 따라야 해요. 어떻게 보면 자치구를 줄세우고 길들이기 한다, 서울시가 책상 위에 앉아서. 그런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치구가 이를테면 교통시설이나 커뮤니티 시설이 필요하다고 정하는 부분도, 자치구가 주민들과 의논해서 이게 필요하다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그것마저도 서울시가 정하는 겁니다. 그러면 공공기여금을 몽땅 서울시가 가져가서 서울시가 입맛에 맞게 하겠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이 점은 반드시 시행령과 조례 개정 과정에서 명확해져야 한다는 겁니다.
자치구의 공공기여금을 가져가는데 논의 어디에도 자치구는 없거든요. 자치구가 배제되서, 서울시와 국토부가 정하는 겁니다. 이것은 자치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Q. 서초구의 경우 공공기여금이 발생했을 때 실제 필요한 것은 어떤 부분인가.
조은희 서초구청장 : 서초구의 경우 사전 협상지역으로 롯데칠성 부지, 코오롱 부지, 또 방배2동의 렉스콘 부지 등이 있는데, 여기에 공공기여금이 6,700억원 정도 나옵니다. 그러면 30%만 자치구가 갖고 70%를 서울시가 가져가겠다는 건데, 지금 렉스콘 부지, 남태령 고개의 교통량이 이루 말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이를테면 교통지옥입니다. 과천에서 서울시로 출퇴근하는 분이 많아서.
그런데 렉스콘 부지에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을 교통인프라를 까는 데 쓰지 않고 다 가져가서 강북 인프라에 쓰겠다, 교통문제 괜찮으냐 괜찮지 않으냐를 판단하는 것도 서울시가 하겠다, 이러면…오히려 방배권에, 또 과천에서 서울시로 오는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는 거죠.
또 롯데칠성 부지에 공공기여금이 나오는데 그 중 70%를 서울시가 가져가겠다고 하면, 롯데칠성 부지 대규모 개발에는 스포츠 시설, 문화시설, 교통인프라, 어린이집 등 인프라 설치가 따라야하잖아요. 이 부분을 누가 정하느냐, 서울시가 정하게 된다는 말이죠. 6,700억원의 공공기여금의 70%를 다 가져가고, 인프라 필요없다는 판단도 (자치구가 아닌) 서울시가 한다는 말이죠. 그건 어떻게 보면 강남 강북을 상생하겠다는 취지를 왜곡하는 거죠.
Q.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조 구청장이 바라보는 강남북 균형발전 방안은.
조은희 서초구청장 : (균형발전을) 세금을 내서 하는 게 아니고, 민간의 규제를 과감히 풀어줘서 규제 완화로 인한 인센티브를 5:5로 하자는 거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돈은) 인근 지역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쓰고, 나머지 5는 강북에 쓰자는 겁니다.
예를 들면 우리 강남권의 재건축이, 박원순 시장님 재임한 후 완전히 강력하게 규제됐잖아요. 층수가 35층으로 딱 묶여있어요. 그런데 층수를 50층으로 해준다고 하면 35층에서 15층이 더 늘어나잖아요. 그렇게 하면 늘어나는 공공기여금이 굉장히 많아요.
그 공공기여금의 절반은 그 지역의 인프라 수요에 쓰고 나머지 절반은 강남북 상생기금으로 써서 강북을 정말 도로도 깔고, 어린이집도 짓고, 좋은 학교도 유치하고, 문화시설로도 쓸 수 있다는 거고요. 또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했을 경우에 교통도 좋아지고, 환경도 좋아지고, (지하화하면서 생기는) 유휴 부지에 괜찮은 주택을 1만6천 세대를 지을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2조원~3조원의 재원이 남습니다.
그러한 재원을 가지고 우리 서울을 동서로 가르고 있어서 발전을 더디게 하고 있는 경부선 철도 지하화를 하는 거죠. 서울역에서, 용산역에서 신도림 구로까지 11km를 지하화하는 데 부족한 재원으로 쓰고, 또 지하철 2호선에요, 지금 광진구에서 10년 넘은 민원이에요, (지하철 2호선을) 지하화해달라는 게. 거기 재원에도 쓰고.
경부고속도로만 지하화해도 경부철도 지하화, 2호선 지하화에 쓸 수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창의력을 발휘해서, 재정사업으로만 하지말고 민간도 활성화시키면서 강남북을 상생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그래서 제가 거듭 이야기하지만 강남을 활기있게 만들고, 강북은 유사 강남으로 만들면 안돼요. 강북은 파리처럼 매력있게 만들어주는 거죠.
서울이 세계 경쟁력으로 볼 때 런던이 1등, 뉴욕이 2등, 도쿄가 3등이고 우리가 7위에요. 그런데 그중에서 우리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주거안정성, 환경문제 이런 부분은 34위입니다. 이런 부분을 올려서…우리가 왜 일본보다 못합니까?
홍콩이 지금 엑소더스잖아요. 그동안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정세가 불안하니 `홍콩 엑시트`가 있는데, 그 부분에서 경쟁하는 도시가 도쿄, 싱가포르, 서울이죠. 그러면 서울이 홍콩의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역할을 하게되면 홍콩보다, 도쿄보다 더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Q. 8.4 대책으로 정부가 자치구 협의 없이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는데, 해당 부지가 포함된 자치구청장으로서 우려하는 점은.
조은희 서초구청장 : 8.4 부동산 대책이요, 정부가 지금까지 대책을 23번 발표했습니다. 22번째 대책까지는 `공급은 충분하다`는 기조였거든요. 그런데 대통령이 7월 초에 국토교통부 장관 불러서 `빈 땅을 찾아서 주택공급을 해라` 이렇게 하니까 국토부에서 빈 땅 어디냐 해서 급하게 찾은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군사작전하듯이 자치구와 소통을 안 했습니다.
저는 저 혼자, 25분의 1이잖아요? (조은희 구청장은 서울시 25개 구청장 가운데 유일한 야당 구청장) 저 혼자 야당이어서 서초구만 협의 안한 건가 했더니 자치구 전부 다 협의 없이 진행한 거에요. 과천, 용산, 마포, 노원, 전부 다 반대하는 거잖아요. 강남까지.
그래서 이게 뭐냐? 책상 위에 앉아서 빈 땅 어디 있는지 찾아 동그라미 친 거지요. 저는 여기에서 정말 (8.4 대책대로 추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 곳이 용산 정비창 부지. 그 다음에 상암 DMC 부지, 태릉선수촌, 서초구 국립외교원입니다.
왜 그렇나. 서울이 국제경쟁력 3위 도시로 갈 수 있습니다. 현재 7위에서. 그런데 지난 10년간 서울은 정체됐단 말이죠. 서울의 미래 비전을 가져올 지역에, 서울의 미래 먹거리, 예를 들면 홍콩의 엑소더스 사태가 있을 때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서 기능을 용산 정비창에서 해야 합니다. 거기에 국제 비즈니스를 하겠다, 돌아가신 박 시장님도 하겠다고 했는데 정부가 땅값 우려로 반대하니 뒤집으셨잖아요.
그 지역(용산 정비창)에 아파트 1만 호를 집어넣겠다, 구겨넣겠다는 것이 과연 서울의 미래를 보는 것인가? 상암 DMC는 서울의 디지털 도시잖아요. 그런 곳에 아파트를 집어넣겠다. 태릉선수촌, 그린벨트로 보전해야 할 지역에 국가가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주택공급) 하겠다? 차라리 성남비행장에 해야죠.
이런 점에서 저는 (정부 행정이) 너무 주먹구구다, 너무 일방적이다, 자치구 이야기를 너무 안 듣는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서울의 미래, 미래 세대를 위해서 전면적으로 재검토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Q.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만 유일하게 재산세율을 감경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진행상황은 어떤가.
조은희 서초구청장 : 제가 24대 1이라는 것을 절감한 게 재산세 인하를 추진할 때였습니다. 이미 2004년에 각 자치단체들이 25개 구 가운데 여야 구분없이 20개 구가 형편에 맞게 재산세를 10%에서 30%까지 인하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코로나 위기잖아요? 재해 상황이잖아요. 더군다나 서초구를 보면 재산세가 3년간 72% 올랐어요. 정부는 국민들이 1가구 1주택을 보유할, 실거주할, 투기목적이 아닌 것들은 보장해줘야 하는 거에요. 그런데 지금은 정부가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거죠. 빈대 잡는다고. 1가구 1주택자, 실수요자들에게 너무 고통을 주는 거에요. 세금 고통을.
그래서 자치구가 감경해주자, 자치구청장은 당해 년도에 (세율 인하)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지방세법 111조에 의거하면요. 그런데 저는 이게 다른 자치구에서 다는 아니지만 반 정도는 동참해줄 줄 알았는데, 입장문을 발표하면서까지 안 한다고 했더라고요.
서초구는 1가구 1주택,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 비율이 50%정도 됩니다. 그런데 강북의 일부 구는 그 비율이 90%에요. 70% 넘는 곳도 있고. 그러면 이런 곳들은 고통받는 실소유자들이 더 많은데, 심한데, 세금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생각하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더 동참해야죠. 그것을 보고 참 외롭다, 그렇지만 꿋꿋하게 가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요.
지금 구의회에서 (재산세 인하)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서초구 의회가 여야 분포가 7:7:1이에요. 민주당, 국민의 힘, 무소속 이렇게 7:7:1인데. 의원님들과 잘 협의해서, 통과해서, 서초구만이라도 재산세를 감경하는 것을 보여줘서…이것은 서초구만 하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정부에 지금 국민이 세금 폭탄, 바이러스 폭탄, 폭풍 왔을 때 물폭탄, 다 시름을 앓고 있는 국민들의 고통을 이해해달라는 신호거든요. 그래서 꿋꿋하게 추진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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