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아들의 군 특혜 의혹을 파고든 야당 의원들에 격앙된 어조로 맞섰다.
"엄마의 상황을 이해해달라"며 모성애를 앞세워 자세를 낮췄던 사흘 전 대정부질문과 달리, 이날 추 장관은 "근거 없는 세 치 혀", "억지와 궤변" 등 강경한 표현을 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어떤 책임을 지겠나`라는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의 질의에 "억지와 궤변은 제기한 쪽에서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라며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직사병 현모씨의 아들 관련 제보에 대해 "아들과 다른 중대 소속으로 이른바 `카더라`"라며 "군인은 다른 중대 사람을 `이웃집 아저씨`라고 칭한다고 한다. 이웃집 아저씨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제보였다"고 직격했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이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인가"라고 묻자 "혐의의 구체적 근거와 단서가 있어야 하는데 정쟁과 정치공세를 노려 몇 달을 끌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이 한숨을 내쉬며 "들어가라"고 한 후에도 국무위원석으로 돌아가지 않고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국민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거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추 장관은 또 보좌관 청탁 의혹을 집요하게 캐묻는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에게 "가정을 전제로 추궁한다"고 반발했다.
그는 최 의원이 "보좌관 청탁 전화 사실을 들었나"라고 물은 데 대해서도 "일단 사실이 전제돼야 한다"며 "가정을 전제로 국민 여론을 만들고 있다"고 일축했다.
추 장관은 장녀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정치자금을 사용한 사실을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거론하자 "허 참…"이라며 실소하다가 "초선 의원으로서 마지막 질문을 그렇게 장식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추 장관을 향해 야유했다.
추 장관과 야당 의원들 사이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오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의혹이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추 장관을 두둔했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당끼리는 충분히 건강한 비판을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비판을 넘어 과장과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영석 의원은 "국민의 짐이 아닌 힘이 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당명인 국민의힘을 `국민의짐`으로 비꼰 발언으로 들렸다.
답변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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