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등 일본의 저명한 학자와 변호사 등 110명이 18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출범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은 적이 아니다. 이제 한일 관계 개선을`이란 성명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퇴진으로 "모든 면에서 아베 정치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고, 계속 악수를 둔 (일본) 외교도 전환이 요구되는 것 중의 하나"라며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과거에 유례가 없을 만큼 악화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긴급하고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지금 단계에선 "외교 당국의 협상만으로는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가급적 조속한 시일 안에 양국이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양국 정상이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 성실히 노력할 것을 약속하는 것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대법원의 2018년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관련해선 "좌초 상태에서 벗어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위한 환경을 갖추기 위해 일본 정부에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먼저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징용 피해자 문제를 타개할 방안과 관련해선 1998년 김대중(金大中·1924∼2009)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1937∼2000) 일본 총리가 채택한 `한일 파트너십 선언`에서 찾을 것을 권고했다.
이 선언을 통해 일본 측은 `과거 한때 한국 국민에게 식민지 지배로 커다란 피해와 고통을 안겨준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했다.
또 한국 측은 `이를 평가함과 동시에 양국이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화해와 선린우호 협력에 입각한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 서로 노력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와다 교수 등은 일본 정부가 한국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며 1965년의 한일조약과 청구권 협정에 집착하고 있지만, 양국 간 대립을 해소할 열쇠는 한일조약에서 빠진 부분을 보완한 `한일 파트너십 선언` 안에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징용피해자, 위안부 등 역사인식 문제는 결코 해결하기 쉬운 것이 아니라면서 일본 정부가 민사소송 불개입 원칙을 확인한 다음 한일 파트너십 선언 정신에 따라 기한을 두지 말고 성실하게 역사를 직시하면서 겸허하게 피해자·지원단체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성명 작성에는 와다 교수 외에 이시자카 고이치(릿쿄대 교수), 우치다 마사토시(변호사), 우쓰미 아이코(게이센 조가쿠엔대 명예교수), 오카모토 아쓰시(언론인), 스즈키 구니오(정치활동가), 야노 히데키(조선인 강제노동피해자 보상 입법 일한공동행동 사무국장) 씨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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