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아닐까요."
27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는 구름 없는 쾌청한 하늘 아래 분주한 수색 작업이 이어졌다.
해양경찰과 군 당국은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의 시신과 소지품을 찾기 위해 해상수색 활동을 진행해왔다.
이날 현재 연평도 서방부터 소청도 남방까지 약 96㎞에 이르는 해상에서 대대적인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두고 바다 상황에 밝은 연평도 어민들은 발견 가능성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진호`를 운영하는 김성식(58) 씨는 "수색에 성과가 있을지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핸드폰 같은 유류품은 주머니에 갖고 있지 않은 이상 물 밑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사실상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어 "만약 시신이 해상에 남아있다면 어민들이 설치한 그물에 걸려 발견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연평도 어민 박 모(55) 씨는 "A씨가 실종된 지 수일이 지난 시점에서 이미 바람과 조류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며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서 시신이 바다에 가라앉진 않겠지만, 찾을 가능성은 희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국은 투입 인원과 장비 규모를 점차 늘려 수색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A씨의 시신이나 소지품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지역으로 떠내려올 가능성을 대비한 판단이다.
이날 수색에는 해경 경비함정 13척, 해군 함정 16척, 어업지도선 10척 등 선박 39척과 항공기 6대가 투입됐다.
해경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시간 탐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A씨와 관련해 아직 발견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평도 주민 김모(64) 씨는 "애초 A씨가 장시간 바다에 표류하면서 북한으로 흘러갔을 때도 군에서 발견 못 한 것 아니냐"며 "북한이 시신을 불에 태운 것을 두고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이번 수색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남측이 소연평도에서 실종 공무원 수색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북측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며 중단할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은 "우리는 남측이 자기 영해에서 그 어떤 수색 작전을 벌이든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우리 측 영해 침범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자신들의 해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실종 공무원에 대한 수색 작업을 계획했으나 남측이 북측 해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연평도와 백령도 북방에서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 공무원` 수색 중인 해양경찰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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