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한국을 방문하겠다"며 "직접 러시아산 백신을 맞고 가겠다"고 화답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28일 오후 4시30분부터 35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러시아는 지난 1990년 9월 30일 수교를 맺었다.
양 정상은 수교 이래 지난 30년 동안 한-러 관계가 정치·경제·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크게 발전해 왔다는 데에 공감하고 양국 우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유라시아 공동번영을 위한 `9개 다리` 협력사업이 성과를 쌓아나가기를 기대했다. `9개 다리` 협력사업은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산업단지, 농업, 수산 등 9개 중점 분야에서 동시다발적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을 아태지역 중요한 협력 파트너 국가로 꼽으며 인공지능(AI), 혁신기술, 의료관광, 농기계 생산, 북극항로 개발, 석유·가스, 조선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활발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완전 종식에 필요한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 등 협력을 기대하며 서울에 본부를 둔 러시아의 세계백신연구소(IVI) 참여를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한국의 방역 조치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인상 깊었다"면서 최근 양국간 정기 항공편 재개 합의에 의미를 부여했다. IVI 참여 요청에 대해서는 보건 당국을 통해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 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후보에 대한 러시아 측의 지지를 당부했고 푸틴 대통령은 유 본부장에 대한 높은 평가에 공감하면서 현 보호무역주의 타개와 WTO 신뢰 회복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과 지지를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정상화 노력을 평가하고 관련 당사국 간 대화 재개를 기대하면서,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노력에 지속 협력해 나갈 준비가 돼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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