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내년에 공격형 방위력 확충 사업 등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비를 쓴다.
일본 방위성은 30일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방위관계 예산으로 올해보다 3.3% 많은 5조4천898억엔(약 60조8천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으로, 내년도 한국 국방예산안(52조9천174억원)을 8조원가량 웃도는 것이다.
이 요구액이 예산 주무 부처인 재무성 협의와 국회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그대로 확정되면 역대 최대 규모가 되면서 제2기 아베 신조 전 총리 내각이 출범한 이듬해인 2013년 이후로 9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다.
또 아베 내각 계승을 표방하는 스가 요시히데 정부가 출범하고 처음 집행하는 방위 예산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방위성은 2018년 12월 확정된 `방위계획 대강`에 근거한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2019~2023) 시행 3년 차를 맞아 다차원적인 통합방위력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내년도 예산안을 짰다고 설명했다.
무기류 구매·개발비 등이 포함된 물건비가 3.2% 늘어난 3조2천731억엔, 인건비·양식비가 3.5% 증가한 2조2천167억엔이 각각 계상됐다.
세부 항목별로는 `바다와 하늘`영역의 전통적인 방위·공격 능력을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우주·사이버·전자파 등 새로운 영역에도 많은 돈을 투입한다.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A(4기)와 F-35B(2기) 추가 취득 비용으로 666억엔을 배정했다.
F-35A에 탑재해 상대의 위협 범위 밖에서 타격할 수 있는 스탠드오프(Standoff) 미사일(JSM) 구입에 올해 102억엔에 이어 내년에도 172억엔을 사용한다.
일본 정부는 단계적으로 F-35형 전투기 보유 규모를 미국 외에는 가장 많은 총 147대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운용 중인 F2 전투기 후속이 될 차기 전투기 개발 등의 비용으로는 587억엔을 배정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가 이용할 호위함 `가가`를 경항모(다용도운용모함)로 개조하는 사업에는 231억엔을 새롭게 반영했다.
방위성은 이즈모형 호위함인 `이즈모`와 `가가` 등 2척의 항모화 계획을 세워 놓고 올해 먼저 `이즈모` 개수 작업에 착수했다.
방위성 관계자는 헬기 이착륙만 가능한 비행갑판을 내열성이 강한 재질로 보강하고 F-35B의 안전한 운용이 가능하도록 뱃머리 모양을 사각형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호위함 54척 체제를 갖추기 위한 2척 추가 건조비(990억엔)와 잠수함 1척 신규 건조비(691억엔)가 내년 예산안에 반영됐다.
정보수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고정익 초계기(P-1) 3기(680억)도 추가로 사들일 예정이다.
북한 등을 염두에 둔 종합 미사일 방공 능력 강화에도 많은 예산(1천247억엔)을 배정했다.
우선 저고도로 날아오는 변칙 궤도형 탄도미사일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해 자동경계관제시스템(JADGE) 성능개선 사업에 224억엔을 투입하고, 391억엔을 들여 패트리엇(PAC-3MSE) 미사일을 더 구입하기로 했다.
또 `03식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중SAM)` 성능을 높이는 연구(1억엔)를 진행하고, 이 유도탄 개량형 모델 1세트를 취득하는데 122억엔을 쓸 방침이다.
방위성은 지난 6월 배치 중단을 결정한 탄도 미사일 요격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의 대체안과 관련해선 내년도 예산액을 명시하지 않은 채 계속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적시했다.
한편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분담금으로는 2천29억엔(약 2조2천400억원)을 잡아 놓았다.
방위성 관계자는 5년 시효가 내년 3월 만료되는 분담금 관련 특별협정 갱신을 위한 협상을 앞둔 상황이어서 내년 예산에는 기존 협정에 준해 분담금을 반영했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실제 예산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주일미군 주둔 경비의 일본 측 부담액을 현재의 4배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올 11월의 미 대선 결과를 보고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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