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자이자 사회학자로서 1세대 여성운동의 기틀을 닦은 이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4일 별세했다. 향년 96세.
1924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사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1958년에 모교 이화여대에 사회학과를 창설했다.
1977년 국내 최초의 여성학과 설치를 주도하는 등 한국 상황에 맞는 여성학 도입·연구에 힘썼고, 한국여성민우회 초대 회장과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장 등을 지냈다.
1980년에는 광주 학살을 자행한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시국선언으로 교수직에서 해임됐다 복직하기도 했다.
여성운동가로서 이이효재 명예교수의 발자취는 한국 사회의 변화상 곳곳에 남아있다. 호주제 폐지와 동일노동 동일임금 운동,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도입이나 여성 50% 할당제, 부모 성 같이 쓰기 선언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결성에 참여하고 1991년 공동대표를 역임하는 등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하는 노력도 했다.
사회학자로서는 `분단사회학`을 개척해 갈라진 한반도의 역사가 여성과 가족, 사회 구조에 끼친 영향에 천착한 것 등이 업적으로 꼽힌다. 한국사회학회 회장과 한국가족학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은퇴 후인 1997년부터는 고향에서 지역 여성들과 함께 `기적의 도서관`을 운영했다.
유족으로는 딸 이희경씨, 동생 은화(전 이화여대 교수)·효숙·성숙씨, 올케 이부자씨가 있다.
여성단체들은 여성장으로 고인을 배웅하기로 했다. 빈소는 창원경상대병원 장례식장 VIP 1호실에 마련됐다.
이이효재 선생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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