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자사 밀어주기'…공정위 "검색 기능 조작됐다"

네이버가 검색어 조작 혐의로 철퇴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사를 쫓아내고 소비자를 속인 혐의로 네이버에 과징금 267억(쇼핑 265억, 동영상 2억 원)을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네이버는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상품과 콘텐츠를 최상단으로 올리고, 경쟁사는 내린 혐의를 받는다.

●네이버, 알고리즘 고쳐 `제 식구 밀어주기`

공정위는 네이버가 쇼핑 분야 검색서비스 시장 독점을 바탕으로 자사에 유리하게 검색 알고리즘을 변경했다고 판단했다.

네이버는 오픈마켓 서비스 출시를 두 달 앞둔 2012년 2월, 11번가와 G마켓 등 경쟁 오픈마켓 상품에 대해서는 낮은 가중치를 부여해 노출순위를 인위적으로 내렸다.

그해 7월에는 자사와 제휴한 쇼핑몰이 검색 결과에서 일정 비율 이상 노출되도록 특권을 부여했는데, 이는 같은 해 12월과 이듬해 1월, 9월까지 이어졌다.

2015년 6월 네이버페이 출시를 앞두고 네이버페이와 연동되는 자사 오픈마켓 상품을 밀어준 정황도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 담당 임원의 요청이 있었던 사실도 공정위 조사 결과 드려났다.

이에 오픈마켓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2015년 4.97%에서 2018년 21.08%로 네 배 이상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A사(27.03%→21.78%), B사(38.30%→28.67%), C사(25.97%→18.16%) 등 타사 점유율은 일제히 떨어졌다.

공정위는 네이버의 이런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중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 방해행위, 불공정거래행위 가운데 차별 취급행위 및 부당한 고객 유인행위로 결정하고 과징금 265억을 결정했다.

●자사 동영상엔 `특권`↔타사, 품질 좋아도 `차별`

알고리즘 고치기는 동영상 검색에서도 이뤄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7년 8월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네이버TV에 유리하게끔 바꿨다.

네이버TV에 입점한 동영상에는 특권을 주고,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경쟁 플랫폼에 대해선 아무리 품질이 좋다 해도 가점에서 제외시켰다.

이러한 알고리즘 수정은 경쟁사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반대로 자사 동영상 부서에는 데모 버전을 주고 테스트를 시키는 등 체계적으로 보완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한 주 만에 검색 결과 최상위에 노출된 네이버TV 동영상 수는 22% 늘었고, 가점까지 받은 테마관 동영상 노출 증가율은 43.1%에 달했다.

반대로 아프리카TV(-20.8%), 판도라TV(-46.2%) 등 경쟁사의 동영상의 노출 수는 최대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공정위는 이것이 네이버의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 첫 `플랫폼 제재`…네이버 "사업활동 침해"

이번 조치는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에 유리하게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한 행위에 대한 최초의 제재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네이버는 부당하게 검색 결과 노출순위를 조정해 그 결과가 객관적으로 믿는 소비자를 기만하고 오픈마켓 시장과 동영상 플랫폼 시장의 경쟁을 왜곡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사업활동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당사로서는 매우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이번 공정위 결정에 불복하여 법원에서 그 부당함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