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비만이 더 위험" 트럼프 지지자들, 노마스크 고집

입력 2020-10-07 16:50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많은 수의 지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에도 여전히 거짓 정보에 근거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 참모들이 줄줄이 코로나19에 걸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자국민 보호에 무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공중보건의 문제를 정치 공학적으로 해석했다.
다음달 미국 대선의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중고차 딜러로 일하는 팀 거빈은 "내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는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믿지 않는다…. 비만이 우한 바이러스보다 사람을 더 많이 죽인다"고 주장했다.
거빈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말할 자신이 있을까? 없다. 극좌 리버럴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 같은 사람들이 원인"이라고 말을 이었다.
월마트에서 만난 또 다른 트럼프 지지자인 브래드 디처트(31)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난 자유가 있는 미국에서 자랐다"며 "코로나19는 독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갑자기 선거가 있는 해에 코로나19가 등장했다"며 "우리 모두 언젠가 죽는다. 내가 코로나19에 걸려서 죽는다면 멋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거짓 정보들을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를 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CDC 통계에 대한 의심은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극우 집단 `큐어넌`(QAnon) 추종자의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시작됐다. 사망자들은 당뇨나 심장질환 등 본래 앓고 있던 기저질환 때문이지 코로나19로 죽은 것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큐어넌은 미국에서 탄생한 극우 음모론 집단으로 이번에는 전면에 나서 트럼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후 트위터 측이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 정보를 유포했다며 해당 트윗을 삭제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정부 통계가 믿을 만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시간제로 일했고 CDC 통계를 믿지 않는다는 조앤 클라크(62)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내뱉은 이산화탄소를 다시 들이마셔 건강이 나빠진다"고 말했다.
이 주장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안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흡입하는 수준의 위험성은 없다고 말한다.
이 지역 간호사인 모린 오툴레-골드만(57)은 "펜실베이니아의 많은 유권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일종의 `반신반인`(demigod)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모든 말을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의료기관의 고학력 엘리트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다. 엘리트가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트럼프가 나서서 대신해준다는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EPA·AFP/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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