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 진행 : 이종우 앵커
● 출연 :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매니저는 많지만 실제로 가치투자로 성공한 매니저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특유의 진득함과 유연함으로 가치투자의 진화를 이룬 분을 모시고 투자 철학과 현재 시장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Q. 본인 소개?
= 업계 경력 18년차의 펀드매니저다. VIP자산운용(예전 VIP투자자문) 창립멤버로 참여해 16년동안 주로 연기금 펀드를 운용했고, 작년 2월에 독립해서 현재는 르네상스자산운용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Q. 투자 스타일 및 철학은 무엇인지? 위기때 기회를 만드는 법은?
= `이익 잠재력에 비해 저평가 된 회사를 사자는 것`이다. (제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투자 원칙은 현재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저평가 되어 있느냐를 첫번째 살펴 보고 두번째는 이익을 증가시킬 만한 촉매가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번째는 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두번째는 한 기업의 체질을 바꿀 만한 촉매(신제품이나 구조조정, 산업의 변화)가 있느냐를 보고 있다. 둘 중에 하나만 해당해도 주식을 살 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두 가지를 모두 가진 회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만약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주식이라고 하면 집중투자를 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 지속적으로 시장을 관찰하고 있어야 하고 자산배분을 통해 잃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왔는데, 남아 있는 현금이 전혀 없으면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위기가 실제로 발생했다면, 그 위기가 일시적인 요인인지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인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만약 중장기적인 요인이라고 판단될 경우 주가가 하락했다고 하더라도 주식을 무리하게 늘릴 필요가 없고, 만약 단기적인 요인으로 주가가 하락했다면 추가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가치평가에 대한 기본 개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가가 하락했는데, 현재의 주가 수준이 싼지 싸지 않은지 판단할 수 없다면 자신 있게 진입하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Q. 대표님이 보는 최근 증시 흐름은?
= 최근 경기 회복,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과 그 동안 상승에 대한 피로감,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대립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시장의 색깔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 상반기 상승 흐름을 주도했던 것은 코로나 발생 이후 코로나 수혜주와 언택트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의 영향이 컸는데, 그동안 급격한 주가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어닝 모멘텀 둔화로 인해 최근 주가 상승 탄력 크게 둔화되는 모습 보이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수혜주들의 어닝 모멘텀을 보면 2분기를 피크로 해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고 있다.
= 최근에는 이익 회복 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IT와 자동차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고, 그 동안 소외되었던 유통, 운송 관련된 주식들이 반등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주식들의 특징은 상반기 코로나 효과로 인해 실적과 주가가 좋지 못했던 주식들인, IT와 자동차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이익 회복 흐름을 이어갈 수 있어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Q. 진정한 가치투자란 무엇이고 최근의 투자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 장기적으로 기업의 주가는 기업 가치에 수렴한다는 것이다. 가장 상식적인 투자 개념이라고 생각이 되고 싸게 사야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 다만, 가치투자와 관련된 시장의 오해 2가지 부분에 대해 이야기 드리고 싶다. 우선, 가치주라는 것이 시장에서 너무 정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음식료주의 경우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안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PER 6~8배 수준 밖에 받지 못해 대표적인 가치주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 중반~2010년 중반 사이에 중국 향 수출이 증가하면서 PER 15~25배를 받으며 성장주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을 했고, 그 이후는 수출 부진, 내수시장 침체로 다시 PER 8~12배 수준으로 내려 앉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는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국내 매출 뿐 아니라 수출도 급증하면서 다시 재평가를 받게 되었다. 이와 같이 똑같은 주식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구간에서는 가치주로 평가를 받다가 성장주로 평가를 받기도 하고, 성장주로 평가를 받다가 가치주로 평가를 받기도 한다.
= 두번째 시장의 오해는 가치투자라고 하면 가치주에만 투자하는 것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워런버핏만 하더라도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로 꼽지만 콜라회사, 캔디 회사 등의 전통적인 가치투자도 투자하지만 애플과 같은 성장주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피터린치나 켄피셔 같은 가치투자자들은 성장주 중심으로 투자를 했다.
=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기업의 어닝이지 가치주냐 성장주냐의 분류 보다는 결국 어닝 파워가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가치주가 재평가 받았던 시기는 전통산업군에 해당되는 종목들의 이익이 증가하면서 어닝 모멘텀이 가세를 했기 때문이다. 최근 가치주들의 성과가 좋지 못했던 것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전통적인 제조업의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가치주냐 성장주냐 하는 구분이 아니라 어닝 모멘텀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 저는 가치투자자라고 하더라도 가치주와 성장주를 모니터링 하고 적절한 분산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성장이 있는 곳에 높은 밸류를 주는 시장 환경으로 바뀌었고, 글로벌 저성장 국면이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도 지속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시장은 항상 순환한다. 어떤 카테고리가 모든 시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없다. 가치주, 성장주 적절한 분산이 필요하며, 펀더멘탈의 변화를 관찰하여 비중을 조절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Q. 최근 증시 상황 버블인가 아닌가?
= 항상 시장에는 버블이 있어 왔고, 현재에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부의 문제일 뿐 전체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재생에너지 관련 주식의 경우 아직 실적 개선폭이 미미하거나 미래의 실적을 예측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버블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일부 IPO종목, 일부 바이오 종목들에도 역시 버블이 있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가장 핫했던 카테고리의 주식에 버블이 끼어 있을 확률이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 저금리 상황, 풍부한 유동성, 내년의 경기 회복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아직 전체 시장을 봤을 때 버블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Q. 미 대선에 쏠린 10월 증시…. 가치주 주목해야 할 시기인지? 주목해야 할 업종과 10월 투자 전략 조언?
= 최근에 주가가 급등했던 성장주의 경우 투자 위험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최근과 같은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는 주가 하락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성장주들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전체적인 P의 하락 압력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인데, 예를 들어, 상반기 업황이 좋았던 진단키트, 마스크, 2차전지, 반도체 등 제품의 가격 하락 압박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는 성장주 보다는 가치주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
= 다만, 가치주라고 하더라도 이익 개선 가능성이 낮다면 상승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가치주 카테고리 내에서 GARP유형에 속하는 주식들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GARP는 Growth at Reasonable Price로 적절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성장주를 의미한다. PER기준으로 봤을 때 40배, 60배 하는 높은 주가의 성장주가 아니라 PER 12~15배 정도 수준의 이익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 자산배분 관점에서 투자 전략은 금융자산 내 주식 비중을 40%~60% 수준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지난 3월의 경우 주식에 100%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현재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너무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 업종 관점에서의 투자 전략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주목하여 투자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휴대폰과 가전의 기대 밖의 선전이 있었는데, 이러한 호조세는 3분기 뿐 아니라 4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휴대폰, 가전의 밸류체인에 있는 IT부품의 경우 당분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Q. 4분기 유망 업종들을 꼽아주신다면? 필요한 투자 전략은?
= 5G장비주에 관심이 필요하다. 내년에 국내 보다 10배 큰 미국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다고 보면 되는데, 내년은 삼성전자가 그 동안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였던 통신 장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으로부터 8조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따 놓은 상황인데, 일부 4분기를 시작으로 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의 경우 3분기 실적은 국내 투자 부진으로 좋지 못할 전망이다. 3분기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는다면 매수 찬스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리츠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국내에는 오피스, 주유소, 주거용주택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한 리츠가 상장되어 있고, 5~6%의 안정적인 배당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부동산 매각 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정기예금의 3배 가량을 벌 수 있고, 소액으로 부동산 투자가 가능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에서 저평가 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리츠는 시장이 하락할 경우 현금화 하여 주식 비중을 늘리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Q. 20201년 유망· 관심 가져야 할 업종은?
= 내년 중요한 키워드 4가지 IT(휴대폰, 가전, 내년-반도체), 5G(미국시장 수혜), 바이오(비항암제), 자동차(전기차)라고 생각한다.
= IT중에서도 올해 하반기에는 휴대폰, 가전 중심, 내년 상반기에는 반도체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휴대폰 가전은 올해 상반기 낮은 기저로 내년 상반기까지 회복 추세를 나타날 전망이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안전한 투자처가 될 전망이고, 반도체는 서버 투자 지연으로 업황이 좋지 못한 상황이지만, 내년에 지연되었던 투자 수요가 살아날 경우 반도체 경기의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 5G는 철저하게 미국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고, 삼성전자 M/S확대의 수혜주를 고르는 것이 좋다. 미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 비중, 삼성전자 납품 비중에 따라 업체별 차별화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바이오는 코로나 수혜주, 항암제에서 벗어나 개별적인 연구과제의 성과가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바이오 기업들 중에서도 주가가 견조한 기업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예전과 달리 기존 사업에서 어느 정도 성과 혹은 실적을 보이고 있으면서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업체들의 주가 퍼포먼스가 좋게 나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전혀 없거나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 한 가지 개발 과제에 생사가 달려 있는 기업, 항암제 개발 회사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
= 자동차는 내년 현대차의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의 흥행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가성비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M/S를 보이고 있는데 내년에 전용 플랫폼이 나온다면 상품성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전기차에서 좋은 반응을 내년에도 이어간다면 기존 내연기관차의 밸류에이션이 아닌 전기차, 수소차의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을 수 있어 재평가 기대감이 크다고 이야기 드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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