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버몬트주(州)가 내년부터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관내 공립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무료로 콘돔을 나눠주기로 해 화제다.
미국 50개주 가운데 처음 실시되는 이번 정책은 상당수 중고생들이 잦은 성관계를 갖고 있어 자칫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하거나 성병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17일 폭스뉴스와 버몬트퍼블릭라디오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는 지난주 관내 교육 기관들이 내년 1월1일부터 중고생들에게 무료로 콘돔을 이용토록 하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교육 기관들은 각자 콘돔 제공 방법을 마련해서 시행하면 되는데, 콘돔은 학교 보건실을 포함해 학생들이 안전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비치해둬야 한다.
주 정부 차원에서 중고생에게 무료로 콘돔을 제공키로 한 것은 미국 50개 주 가운데 버몬트주가 처음이다.
미국에서 개별 학교 단위로는 콘돔을 나눠주는 곳이 있다. 미국 전체 고교 7.2%와 중학교 2.3%가 학생에게 콘돔을 준다.
무료 콘돔은 `의도치 않은 임신과 성병 감소`가 목적이다.
법안을 발의한 토퍼 맥폰 버몬트주 상원의원(공화)은 "(학생들이) 낙태를 할지 말지 선택하는 상황에 맞닥트리지 않도록 자신을 지킬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버몬트주 보건부 조사를 보면 고교생 31%가 `최근 3개월간 1명 이상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나온다. 그런데 이들 중 6%는 피임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버몬트주 고교생의 주된 피임법은 콘돔(32%)과 피임약(32%)이었다.
무료 콘돔이 학생들의 성관계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반(反)낙태단체 `버몬트생명권위원회`는 무료 콘돔 법안을 "위험한 시도"라고 규정하고 "결국엔 낙태율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폭스뉴스는 재작년 학술지 `미국건강증진`에 실린 논문을 인용해 "콘돔 무료 제공은 학생들의 성관계를 늘리지 않고 성관계를 하는 학생의 콘돔 사용률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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