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5G 통신장비 제조사 반사이익 기대
미국 정부가 개발도상국들에 중국 기업들의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금융 지원을 제공하겠다며 설득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제개발처(USAID)의 보니 글릭 차장은 중국 대신 `민주 국가`의 기업들에서 만든 하드웨어를 구매하는 나라들에 총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출 등 자금 조달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타깃은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와 ZTE다.
USAID는 개도국들에 직원들을 파견해 현지 정치인들과 규제당국 관료들과 면담을 추진하고 `화웨이와 ZTE 통신장비의 사용은 나쁜 생각`이라고 설득할 예정이라고 글릭 차장은 설명했다.
이들은 중국 통신장비가 `사이버 스파이`에 취약하고, 중국 국영은행들의 금융 지원은 결국 수령국을 `빚의 함정`에 빠뜨릴 것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개도국들을 설득할 방침이다.
글릭 차장은 "눈에 잘 안 띄는 작은 활자로 적힌 (불리한) 항목이 많다"면서 "(중국의 대출을 받은) 그 나라들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빚이 남겨지고, 중국은 그 나라의 국유 재산을 차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화웨이와 ZTE 대신 선택하라고 요구할 `민주 국가`의 기업들은 한국과 유럽의 대형 통신장비 제조사들이다. 미국에는 아직 5G 기기에 탑재하는 무선 통신장비를 만드는 대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노키아(핀란드), 에릭슨(스웨덴), 삼성전자(한국) 등 5G 무선 통신장비를 만드는 비(非)중국 대기업들과의 거래에 자금을 댈 계획이라고 WSJ이 보도했다.
우선 글릭 차장은 이날 핀란드로 출국, 개도국들을 위한 통신 협력 합의를 체결하기 위해 핀란드 정부 관리들은 물론 노키아 등 기업 관계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개도국들의 중국 통신장비 구입을 저지하려는 금융 지원 제공은 미중 `기술 냉전`이 확전하는 가운데 미국이 채택한 신무기라고 WSJ은 평가했다.
그동안 미국은 유럽의 동맹국들을 위주로 `화웨이 아웃`을 요구했으나, 이를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한다는 의미에서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 그룹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화웨이와 ZTE의 시장 점유율은 50∼60%에 이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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