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20만원` 게시글 파장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진 미혼모 등에 대한 보호 방안은 물론 입양을 보내는 절차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아이 입양 게시글 파장과 관련해 미혼모 보호 및 지원 방안과 입양 과정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현재 아이를 입양 보내기 위해 친권 포기 과정을 거치려면 출생 신고를 하고, 관련 기관과 충분히 상담한 후에 7일간 숙려 기간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부모나 아이를 낳은 미혼모에게 입양에 대해 숙고 과정을 좀 더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부모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나 출산 예정일보다 이르게 갑작스러운 출산을 하게 되면 미혼모 부담이 커지게 된다.
입양기관 관계자는 "부모 등 직계가족 도움을 받지 못하면 미혼모가 산후조리 과정에서 아이 출생 신고를 직접 하기에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리 출산을 대비했을 경우 문제가 없을 수 있겠지만 본인이 인지를 못 하고 갑작스럽게 출산을 하게 된다면 미혼모 본인은 일상생활을 갑자기 할 수 없게 돼 두렵고, 산후조리비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지게 돼 숙려 기간 7일이 꽤 길게 느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미혼모의 출산과 산후조리도 개선이 필요하다.
미혼모센터 등 기관에서 미혼모의 출산을 돕고 산후조리원과 연결해 산후조리를 받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도내 산후조리원에서 적은 인원만 받고 있어 산후조리원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후조리원 비용이 1주일에 100만원 이상 들어가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지원액은 70만원에 그친다.
이연화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소년 미혼모(만 24세 미만) 등 대부분의 미혼모는 부모 재산으로 인해 기초생활 수급자로 등록이 안 된 경우가 많아서 한부모 지원법에 따른 의료비와 생계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행 한부모 관련 지원법에는 기초생활 수급자로 등록이 돼 있을 때만 취약계층을 위해 지원하는 의료비와 생계비 등을 받을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가족의 낙태 권유 등 마찰로 인해 부모에게서 벗어나 혼자 지내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렵다면 사회의 도움이 더욱 절실하지만, 오히려 국가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출산 직후 대부분 산후 우울증을 겪는데 가족과 아이 아빠 없이 원치 않는 임신으로 예정보다 이르게 출산까지 한 상황이라면 비난보다는 정서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 입양 게시글`을 올린 미혼모의 경우 미혼모센터에서 도움을 줘 엄마와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지만, 미혼모가 아이 아빠 및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데다 본인도 벌이가 없는 상태라 경제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8일 페이스북에 "김미애 국회의원은 `현 입양특례법상 입양을 보내기 위해서는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것 때문에 입양 절차를 꺼리게 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무엇이 합법적 입양 절차를 밟는 것을 가로막았을까"라며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사회적 비난까지 맞닥뜨린 여성에 대해 보호와 지원을 하겠고 또 제도 개선점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중고 물품 거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20만원의 판매금액과 함께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또 이불에 싸인 아이 모습이 담긴 두 장의 사진도 함께 게시됐다.
이 글을 올린 미혼모 A씨는 출산과 산후조리 중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입양 기관 상담 중 입양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려 이런 게시글을 올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이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곧바로 글을 삭제했으며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경찰 등에 말했다.
당근마켓 아기 입양글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