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가 `다가오는 신인류의 시대`라는 주제로 오늘(21일) 개최한 `2020 글로벌인더스트리쇼퍼런스`에 문정훈 서울대학교 교수는 채식지향과 직결되는 것은 동물복지, 그리고 환경과 자연의 문제인 만큼 윤리적 소비에 관심이 크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종교나 건강의 이유로 채식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채식지향의 소비성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 육류 소비, 지속가능성에 의문
문 교수는 채식지향 소비자들은 유제품을 포함한 육류 소비가 과연 지속가능한 소비인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아닌 동물을 먹이기 위해 곡물을 재배하고, 토지 마련을 위해 다양한 생태 환경을 갖고 있는 습지도 없애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를 사육하게 되면 1kg 생산 당 물은 15,000L가 필요하고, 곡물은 15.5kg, 토지는 27~49제곱미터가 사용된다.
결과적으로 환경을 고려하는 생산체계 및 육류를 대체할 식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채식에 대한 욕구로 나타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 채식지향,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
국내외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채식 지향 소비자들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특히 프랑스나 독일은 이미 주요한 소비계층이 됐다고 문 교수는 강조했다.
식품회사 입장에서도 이들 채식지향 소비자에게 어떤 상품을 개발해서 제시할 것인가가 중요한 사업이 됐고, 대체단백질에 대한 필요성과 연결돼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선 한끼를 떼울 수 있는 간편식 형태의 식품들이 많다. 하지만 해외에선 채식 간편식은 물론, 기호식품과 요리용 식재료 제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유제품이 전혀 안 들어간 비건 초콜릿과, 동물성 원료가 없는 젤리 등 기호식품이다. 국내는 콩 불고기 도시락과 햄버거 등이 있다면, 해외에선 햄버거 DIY 키트, 식물성 글루텐 프리 채식 피자 등이 있고, 식물성 계란과 식물성 연어, 식물성 간고기 등 요리용 식재료 제품도 다양하다.
● 건강·환경에 관심…프리미엄 기꺼이 지불
윤리적 소비에 관심이 높은 채식지향 소비자들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제품에 대해서는 기꺼이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문 교수는 강조했다.
예를 들면,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산물과 동물복지 인증, 무항생제 등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농산물이 더 비싼데도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채식지향 가구의 소비성향을 살펴보면, 건강에 대한 관심도 커서 고염식품 혹은 당이 높은 식품은 피하는 성향이 있다.
신선식품 구매비용은 일반 가구보다 높았고, 가공식품은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채식지향 가구는 즐거움 또는 쾌락을 유도하는 음식들인 과자나 초콜릿, 주류는 덜 먹는 성향을 보였다. 특히 주류에선 도수가 높은 소주의 구매금액이 확연하게 낮았다.
서울대학교 푸드빌에서 농촌진흥청과 전국에 있는 700여 가구(일반 551가구, 채식 지향 121가구)를 대상으로 몇 년간 소비성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한편, 문정훈 교수는 카이스트 경영과학과 교수로 4년간 재직하다가 더 잘 먹고, 더 잘 마시고, 더 잘 노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로 이직했다.
서울대학교에서는 농업부터 식품개발과 외식업까지 아우르는 먹거리 종합 연구소 푸드비즈랩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자들에게는 비즈니스 솔루션을, 요리사들에게는 참고할 만한 데이터를, 소비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식품의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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