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신생아가 병원에 유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한 여성과 신생아가 경찰 차량을 타고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의 드 크리스티나 어린이 전문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이 여성은 품에 안긴 아기의 숙모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생후 4개월 된 이 아기는 응급실 수칙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곧바로 바이러스 병동에 격리됐다.
당시 이 여성은 병동에서 몇시간 머물다 사라졌고 이후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틀 후 또 다른 여성이 자칭 아기의 숙모라며 병원에 나타나 의료진을 당혹게 했다.
이 여성 역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닷새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지난 20일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그 이후 신생아는 지금까지 줄곧 홀로 병원 치료를 견디고 있다.
의료진은 이 아기가 사실상 버려진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응급실 입구에 설치된 CCTV 영상과 환자 기록, 의료진 진술 등을 토대로 두 여성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팔레르모에 수년간 거주한 동유럽 출신 이민자로 보고 동유럽 이민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탐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두 번째 여성은 전형적인 무증상 감염자로 바이러스 추가 전파의 위험이 있어 현지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어린아이들의 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드 크리스티나 병원에서만 이 신생아를 포함해 26명의 아이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남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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