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어 혼란에 빠졌다.
사망 사례는 물론 접종 후 이상 증세 호소하는 환자도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2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후 이날 오후 11시 현재까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2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6일 인천을 시작으로 전남 광주·순천·목포, 전북 고창·임실, 제주, 대구, 경기 광명·고양·성남, 경북 성주·상주·영주·안동, 경남 창원·통영, 서울, 강원 춘천·홍천 등 사망자는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 경북 4명·서울 2명·강원 2명 등 전국적으로 사망자 속출
춘천에서는 전날 독감백신을 맞은 A(79)씨가 이날 오전 8시께 출근하던 중 쓰러졌다.
심정지 증세를 보인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전날 오전 10시께 동네 의원에서 보령바이오파마(보령플루백신 테트라백신주) 독감백신을 접종했다.
A씨는 고혈압, 당뇨, 부정맥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춘천에 이어 홍천에서도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서석면에 거주하는 80대 노인 B씨가 쓰러진 것을 가족이 발견해 신고했다.
B씨는 사흘 전인 19일 독감 백신(코박스인플루4가PT주)을 접종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도 독감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례가 이날 처음으로 보고됐다.
사망자는 강남구의 모 병원에서 접종한 84세 남성과 영등포구 내 한 의원에서 접종한 72세 남성이다. 이 중 84세 남성은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모두 같은 회사에서 제조한 백신을 맞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자택인 인천 선학동에서 숨진 채 발견된 70대는 20일 연수구의 한 의원에서 무료 접종을 받았다. 백신 종류는 엘지화학의 `플루플러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주`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서는 지난 16일 17세 고교생이 독감 접종 후 사망하기도 했다.
전남 광주와 순천, 전북 임실에서도 독감 예방 접종을 한 80대가 각각 숨진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이 맞은 독감백신은 각각 녹십자 제품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4가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에서는 상주와 영주, 성주와 안동 등지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이틀 동안 4명으로 늘었다.
경남 창원에서는 최근 이틀 사이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숨진 사례가 2건이 나왔다.
경기 성남에서는 80세 여성이 지난 19일 백신을 접종한 뒤 1시간여만에 사망한 사실이 이날 뒤늦게 신고됐다.
이 여성이 접종한 백신은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벌여 접종과 사망의 연관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 이상 증세 호소 노인도 속출… "중단해야" vs "직접 연관 없어" 혼란
백신 접종 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증세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노인들의 사례도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강릉에서는 지난 20일 백신을 맞은 80대가 이날 오전 9시 15분께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고, 원주에서도 지난 19일 예방접종을 한 70대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독감 백신 접종 후 숨진 60대와 동일 백신을 접종한 도민 188명 중 2명이 주사를 맞은 부위의 멍 자국이 생기거나 몸살 기운이 있는 등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거나 이상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속출하면서 전국의 일선 병원과 보건소에는 백신을 맞아도 될지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공식적으로 독감 예방접종 1주일 연기를 권고하고 나섰지만, 정부는 아직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연관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접종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혼란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의에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며 "아직은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희와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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