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형성 감안 내달 초까지 접종해야
의료계, 접종 여부 두고 '혼선'
접종 중단 아닌 합리적 대안 필요"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할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독감은 11월 말에서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므로 이르면 이달, 늦어도 11월 중순까지는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 항체가 형성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독감 백신은 접종 후 2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은 적기를 놓치면 효과가 크게 떨어지므로 제 시기에 맞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과 고령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데에는 한목소리를 낸다.
국내에서 연간 3천여명이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폐렴 등으로 사망하는 만큼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금 `당장` 맞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일주일 정도 연기하라고 권고했지만 대한백신학회는 아직 독감 백신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신학회는 특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계절 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독감 백신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 역시 독감 백신 접종을 아예 중단하라는 건 아니다. 민양기 의협 의무이사는 "백신 접종을 계속해야 한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중단이 아니라 일주일간 잠정 유보해 원인을 규명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은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사망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의견도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제가 고령자라면 백신을 맞겠다. 독감으로 인한 사망도 적지 않으므로 우선 접종해야 한다"면서도 "근본적으로는 예방접종을 하는 게 맞지만 짧은 기간에 (사망이) 많이 보고되는 만큼 며칠 더 기다려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단순한 이분법적 접근 자체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턱대고 중단해야 한다는 건 논리적이지 못한 접근"이라며 "고령자의 경우 백신 접종하지 않을 경우 독감으로 인한 폐렴, 기저질환 악화 등으로 사망 위험에 처할 수 있으므로 합리적인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위험군은 중증으로 악화할 경우 사망할 위험이 높으므로 맞긴 맞아야 한다"며 "대신 고령자 등이 편안한 상태에서 접종하고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환경 등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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