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인사청문회 기피현상…다음 정부는 벗어나야"

정원우 기자

입력 2020-10-29 14:56   수정 2020-10-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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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28일 국회를 찾았다. 시정연설 전 박병석 국회의장 등과 환담을 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가급적 본인을 검증하는 과정이 돼야하지 않겠느냐"며 "반드시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전날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환담 과정에서 나온 뒷얘기를 소개했다.

이같은 대화는 유명희 WTO 사무총장 후보에 대해 얘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영춘 국회사무총장이 "승패에 상관없이 이번에 대통령께서 후보 연좌제를 깼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유 후보의 남편은 야당의 국회의원을 지냈다.

문 대통령은 "부부는 각각의 인격체가 아닌가"라며 "각자 독립적으로 자유로운 활동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인사 시 남편 또는 부인이 누구인지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제 문 대통령이 2017년 지명한 민유숙 대법관의 경우도 남편이 문병호 전 국회의원으로 당시 야당 소속이었다.

화제가 인사청문회로 흐르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국회에서도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정책과 자질 검증은 공개하는 방향으로 청문회 과정을 고치려 하고 있다"며 "국회에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안까지 발의돼 있는 상태지만 현재 논의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 부분은 반드시 개선됐으면 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종전대로 하더라도 다음 정부는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인재를 모시기가 정말 쉽지 않다"며 "청문회 기피현상이 실제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 뜻이 있어도 가족 반대로 좋은 분 모시지 못하기도 했다"며 "다음 정부에서는 반드시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인사청문회가 공직사회의 도덕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순기능 있는건 사실"이라면서도 "후보자 본인보다 주변에 대한 얘기들이 많고 심지어 며느리의 성적증명서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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