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령을 최소 한 달 동안 다시 내리기로 하면서 온라인에서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프랑스 수도권인 일드프랑스의 중국인 상인연합회 실무 책임자인 자크 위아는 1일(현지시간) "나이 든 사람들은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 공격받을까 두려워 감히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우리에게 코로나19와 봉쇄조치에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도 희생양"이라며 "우리 역시 대부분 프랑스인이고 심지어 몇몇은 중국에 가본 적도 없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프랑스에서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길거리에서 모욕을 당하거나 심지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왕왕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은 비단 중국계만이 아니었다고 르파리지앵이 전했다.
프랑스에서 연구교수로 일하는 한 베트남계 여성(37)도 지난달 27일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주친 한 커플이 자신에게 "중국으로 돌아가서 개나 먹으라"고 소리치며 침을 뱉고 주먹까지 휘둘렀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9일에는 아시아계 대학생이 파리 19구의 한 공원에서 친구와 함께 탁구를 하다가 특별한 이유 없이 두 명의 청년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피해자가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가해자들이 자신을 향해 "더러운 중국인"이라고 부르더니 최루가스를 뿌리고, 마구 때렸다는 진술이 담겨 있었다.
피해자의 형제는 SNS에 올린 글에서 가해자들이 "차별을 당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아는 인종의 청년들이었다는 점이 최악"이라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한국인들도 프랑스에서 이러한 인종차별 행위를 겪기도 했다.
지난 6월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20대 한국인 여성이 심한 폭언을 들어 경찰에 신고했고, 7월에는 몽펠리에에서 20대 한국인 남성이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은 "아시아계를 비롯한 특정 그룹을 향한 혐오 분위기가 확산하며 구체적인 공격행동을 부추기는 메시지가 SNS 등에 퍼지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어 "이런 사회 분위기를 참고하여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이동 제한 기간 중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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