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증시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코스피가 연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3월19일 대비 KRX헬스케어지수는 약 94% 오르면서 국내 증시 상승률을 압도했습니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진단키트주, 이후에는 백신과 치료제 관련주로 매기가 번지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은 이제 명실상부한 주도주가 된 겁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미국 대선을 비롯해 예상보다 늦어진 신약 개발, 연말이면 불거지는 대주주 요건 회피 물량 출회 등으로 조정을 받았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우선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이번 조정장을 매수 기회로 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증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일부 조정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제약·바이오주 하면 주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지 않습니까?
게다가 앞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상용화는 내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데도 긍정적인 시각들이 유지되는 군요?
<기자>
우선 전문가의 이야길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한병화 /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코로나19는 많은 치료제를 필요로 합니다. 수 억명의 치료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 설비가 많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업체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생산 설비라든지, 셀트리온이 가지고 있는 대용량의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제조 설비 등이 기업 가치 평가에 중요한 잣대로 떠올랐습니다."
사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도 결국 신약이잖아요. 언제든지 임상 중단 이슈가 불거질 수 있고, 신약 효과라는 건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당분간은 신약 개발 속도가 빠른 해외 업체들의 백신과 치료제를 누가 더 많이 생산하느냐가 기업 가치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업체들이 그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해외가 개발한 신약을 생산은 국내에서 한다는 건데,
이것만으로 국내 업체들한테 오는 수익성이 기대할만한 수준인지 궁금한데요.
<기자>
우선 과거 2009년 신종플루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당시 녹십자가 2009년 4분기 도즈당 7,250원으로 870억원, 이듬해 1분기에는 도즈당 1만2천원으로 1,580억원의 이익을 올렸습니다. 영업이익률은 40~50%였고요.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은 일단 CMO생산에 따른 마진이고,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를 제외하면 가격이 조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15~30% 정도일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가장 보수적으로 공급가 5천원, 연간 5천만 도즈, 영업이익률 20% 정도로만 잡아도 매출액은 2,500억원, 영업이익은 500억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수년 내 종식되더라도 앞으로 3년 간은 도즈당 1만원 이하로 내려잡긴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고, 따라서 못해도 5,458억원 정도는 벌어다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요.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1.8조원까지 CMO 가치가 치솟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보수적으로 잡아도 2,500억.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저만큼의 생산량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들이 어디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죠.
<기자>
첫번째는 SK케미칼의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입니다.
우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CMO계약을 맺었죠. 독감 백신 생산에 필요한 5천만 도즈를 제외하면 1억 도즈가 남는 상황이고요.
공장을 모두 가동한다고 했을 때 백신 관련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5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줄줄이 상향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익률이 좋은 단일항체만 생산하는 전략이 영업이익률을 높이고 있는데요.
올해 수주금액의 약 24%가 코로나19 단일항체 치료제 관련 계약이었던 만큼 추가 수주 여부가 중요한데,
계약 초기 물량 대비 70%까지 추가 수주가 가능한 현재 케파 수준과 향후 3공장, 4공장 생산 효과를 감안하면 주가 100만원 시대를 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주가 백만원 시대다. 기대가 되는 군요. 세번째는 어딘가요?
<기자>
세번째는 역시 녹십자입니다.
녹십자의 경우 혈장 치료제 개발 호재로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대표적인 종목었는데요.
백신 완제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으면서 실적 추정치가 상향됐습니다.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완제 관련 이익 1,427억원을 반영한 내년 영업이익이 2,390억원으로 올해보다 3배 급증할 것으로 점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셀트리온 역시 이미 램시마 등 대표 제품 판매 증가로 올해 매출 1.7조원, 영업이익은 6,7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 치료제 긴급사용 승인 신청이 이뤄진다면 마진 개선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셀트리온의 내년 영업이익률과 잉여현금흐름 비율이 각각 41.7%, 22.1%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성장주 중에서도 실적주로 평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이렇게 국내 위탁생산 수혜기업들을 살펴봤는데,
이들 기업이 치료제를 직접 개발하는 기회도 온다라고 앞서 살펴보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더 호재가 되는 거겠죠?
<기자>
네 그렇죠. 결국 펀더멘털 문젭니다.
그동안 신약 개발 호재만으로 오른 주가를 위탁 생산 계약이나 다른 의약품 매출로 떠받쳤다면,
이제 진짜 신약이 개발돼서 상용화될 경우 쉽게 말해 꿈을 먹고 사는 주식이 아니라 정말 꿈이 이뤄진 셈이니까요.
중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방서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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