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가 책임져라"…아시아나 소액주주 '부글부글' [박해린의 뉴스&마켓]

박해린 기자

입력 2020-11-04 17:24   수정 2020-11-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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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 나와있습니다.
    박 기자, 오늘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급락했던데, 무슨 일 있었나요?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무상감자를 추진한다고 밝히자 오늘 주가가 크게 빠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측은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로 인한 결손을 보전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는데요.
    비율은 3 대 1, 즉 3주를 가진 사람의 주식을 1개로 줄이겠다는 겁니다.
    감자 후 자본금은 1조1,161억원에서 3,720억원으로 줄어들고 주식 수는 2억2320만주에서 7,441만주로 감소할 예정입니다.
    <앵커>
    3주를 1주로 줄인다고요?
    그럼 남은 2주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뭔가 다른 차원의 보상이 있는 건가요?
    무상감자, 이게 명확히 뭔지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무상감자라는 건 회사가 어려울 때 주주들도 고통을 나눠 갖자는 취지입니다. 일종의 연대 책임 같은 건데요.
    주식 여러 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하면 줄어드는 자본금을 잉여금으로 인식해 결손금을 메울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처럼 회사 사정이 계속 좋지 않아 결손금이 누적되다 보면 자본보다 결손금이 더 많은, `자본잠식`상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 규정상 연말 자본잠식률이 50%보다 높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데, 올해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은 56.3%로 위험한 상황입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주식 매매가 정지될 수 있고. 신용거래도 금지됩니다.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이어지면 상장 폐지 대상까지도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상이 따로 있냐, 라고 물어보셨는데 사라진 주식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은 없습니다.
    단, 투자자 입장에선 매매가 정지되거나 상장폐지되서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는 것 보단 손해를 보더라도 회사를 살리는게 더 나을테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일종의 연대 책임이군요.
    제가 투자자라면 너무 속상할 것 같아요.
    감자도 감자인데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이유가 또 있다면서요.
    <기자>
    네, 감자 방식을 두고 현재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굉장히 큰 상황입니다.
    이번 감자가 모든 주주에게 `균등`하게 진행된다는 것에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는 건데요.
    연대 책임을 지더라도, 회사 경영 악화에 더 책임 있는 대주주가 더 많이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무상 균등감자는 소액주주의 자금을 착취하는 것"이라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에게 책임을 묻는 차등감자를 단행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고요.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도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전달했습니다.
    <앵커>
    아시아나 측의 항변?이라고 할까요. 설명이 궁금한데요.
    <기자>
    아시아나 측은 대주주 지분이 매각결정과 동시에 채권은행에 담보로 제공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채권단 또한 “지난해 4월 매각 결정 이후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소유 지분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됐기 때문에 보유 지분만 많을 뿐 일반 주주와 별 차이가 없다”라는 입장입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 책임도 대주주에게만 묻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무상 `균등` 감자, 이대로 추진이 되는 겁니까?
    향후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 거죠?
    <기자>
    일단 주주총회에서 통과가 돼야 합니다.
    주총에서 통과하려면 출석 주식 수의 50% 이상,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5% 이상이 참석해야 합니다.
    일단 소액 주주가 갖고 있는 주식이 약 58% 정도 되고요.
    앞서 말씀드렸던 금호석유화학이 11% 정도 갖고 있습니요.
    일단 비율로 보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주들이 얼마나 있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또 주주들 입장에선 일단 부결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일단 통과는 되지 않을까라고 보고 있습니다.
    주주 총회는 내달 14일 열릴 예정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일단 무상 감자로 위기를 벗어난다고 치면,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재기할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증권업계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재기를 논하긴 너무 이르고,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는 정도 아니냐 하는 분석입니다.
    또 무상 감자 후 결손금을 털어내고 이어서 유상증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 입장에선 더욱더 주가가 희석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로 부족한 자금을 수혈하는 경우가 다수 있는데 기존 주주들 입장에선 보상 없이 이뤄지는 무상감자에, 이후 물량 부담까지 가중되는 유상증자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아주 쥐약인 셈입니다.
    단, SK하이닉스가 2003년 21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 유상증자를 거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현재는 시가총액 2위로 우뚝 선 사례도 있지만, 굉장히 드문 일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투자자분들 걱정이 참 이만저만이 아니겠네요.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저희는 내일 이 시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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